밀려드는 지자체 ‘러브콜’…용인에 퇴짜맞은 ‘네이버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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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7일 0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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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  ‘각(네이버 제공)© 뉴스1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 ‘각(네이버 제공)© 뉴스1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를 향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이버가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부지를 선정할지 관심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수일 내에 구체적인 제2 데이터센터 규모와 부지선정 기준 및 절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네이버가 용인시 공세동에 건립하려던 데이터센터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의 2.5배 부지 규모에 총 투자금액은 5400억원이다.

네이버가 7월 내에 새 데이터센터 부지 공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벌써부터 경쟁모드에 돌입했다. 지자체들은 각자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나 지리적 여건, 지역산업 환경 등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 데이터센터 유치를 문의하거나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지자체는 수십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주시와 제천시는 네이버에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이미 한 차례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돌려보낸 용인시도 백군기 시장이 직접 “다시 3~4곳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많은 지자체들이 관심을 갖고 문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선정 기준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 News1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 News1


◇‘귀한 몸’ 된 데이터센터…경기부양 효과에 지자체 군침

업계에선 네이버의 춘천 데이터센터 ‘각’이 데이터 수용 한계에 달하고, 클라우드 등 신사업의 시급성 등을 고려했을 때 최대한 신속하게 부지 선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시도했다 철수한 용인시 공세동에선 유해 전자파나 냉각수 증기 등을 발생시키는 유해시설로 엉뚱한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데이터센터는 지자체들이 서로 모셔가려는 기반시설이다.

지자체 입장에선 센터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지역경기 부양을 시작으로, 센터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일자리 창출 및 지역산업 활성화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 한 번 설립되면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 세수에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최신 데이터센터는 거의 자동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용창출이 되지 않고, 이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 데이터센터의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의 ‘심장’을 유치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인천 송도가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을 키운 것처럼, 네이버가 지역 내 지식산업 역량을 결집시킬 구심적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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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데이터센터 최적지 고심…“이번엔 반겨주는 지자체로”

지자체들이 본격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부지 선정을 위한 네이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용인시에서 산업단지 인허가가 막혀 결국 사업을 포기한 만큼, 이미 산업단지 승인이 난 부지를 제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지자체를 우선적으로 택할 방침이다.

지리적 여건도 고려 대상이다. 현재 데이터센터가 가장 밀집한 곳은 다양한 인프라가 밀집한 수도권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61.1%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공공을 제외한 산업계만 두고 보면 81.8%에 달한다.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밀집한 이유는 고객의 접근성이 좋고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접속 지연을 줄일 수 있고, 인력 수급이나 유지·보수 등에도 유리하다. 네이버가 당초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던 이유도 본사와의 거리 등 운영 편의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기술 발달로 거리 제약이 많이 완화됐기 때문에 자연환경적 요인 또는 지자체가 제시한 입주 혜택 등을 먼저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데, 이를 절감하는 것이 데이터센터 설립과 운영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네이버 ‘각’의 경우 춘천이 수도권보다 평균기온이 낮고 자연바람을 활용해 냉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고려됐다.

한 IT기업 데이터센터 담당 임원은 “데이터센터 부지는 접근성과 보안성, 비용효율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지만 무엇보다 냉방을 위한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대기질까지 꼼꼼하게 고려해 선정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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