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방위험 크다” 文 경제낙관론 한 달만에 현실 직시한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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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9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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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경제수석 “추경 통과 시급”…정책변화는 언급 안해
전문가 “추경 아닌 정부 경제정책 변화 고려해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6.9/뉴스1 © News1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6.9/뉴스1 © News1
청와대가 이른바 ‘경제낙관론’ 입장을 번복하고 우리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방송과의 특집 대담에서 우리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해 경제낙관론 논란이 불거진지 한 달만에 현실을 직시한 셈이다.

다만 청와대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하락) 등 과도한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또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수정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하반기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국회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시급하다는 발언을 반복했다. 정부 추산 0.1%포인트(p) 상승효과에 불과한 추경에 매달릴 정도로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윤종원 경제수석은 지난 7일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에 연초 1분기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져 하방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통상 정책당국자의 경우 설령 경제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가급적 부정적 상황을 언급하길 꺼려하는 것을 고려하면 윤 수석의 이번 발언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 여건이 대내외적으로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하반기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벌써 6월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자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우리 경제는 1분기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낮게 나오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4%p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이같은 상황이 유지될 경우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 2.6~2.7% 달성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2%대 초중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은 반도체 가격하락과 미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전형적인 불황의 모습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같은 현실 직시에도 불구하고 정책변화 등과 같은 근본적인 움직임은 이뤄지지 않는데 있다.

윤 수석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수정 등 정부 경제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로지 추경 통과 필요성만을 호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재정확대 등도 좋지만 전반적인 정책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마 경제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친노동·반기업정책기조 하에 최저임금은 급등시키면서 규제를 계속 가하고 세금을 더 거두면서 기업들이 해외로 다 나간다. 정책기조 바꾸지 않는 한 경제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도 “(재정투입에도 불구하고)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여전히 일자리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도 이제 정책변화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세종·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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