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일명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 선거가 초기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왕관’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진흙탕 싸움’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기중앙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이를 상쇄하는 막강한 권세와 특혜가 주어진다. 먼저 부총리급 예우를 받고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직을 겸할 수 있다. 향후 정계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회장직을 ‘중통령’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번 선거 역시 출마를 시사했던 예비 후보 5인이 후보등록 첫날 모두 접수를 마칠 만큼 시작부터 경쟁이 벌어졌다. 동시에 중기중앙회장 선거의 ‘고질병’인 ‘혼탁선거’ 조짐이 나타나면서 업계에는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선거 시작 전부터 여론몰이·고소고발 조짐
‘진흙탕 싸움’은 이미 일부 현실화했다. 특정 후보가 불법 사전 선거 운동 등을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투표권을 가진 회원사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의 위탁·관리를 맡은 선관위에 따르면 등록을 완료한 후보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까지 총 5인이다.
중기중앙회장에 당선되면 중기중앙회 부회장단 23명의 추천권을 가지고, 정부 행사 참석 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 5대 경제단체장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의 공식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다. 중기중앙회가 최대 주주(32.93%)인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도 겸한다.
그뿐만 아니라 중기중앙회장은 정치권으로 가는 등용문 역할도 한다. 역대 중기중앙회장 11명 중 6명이 금배지(국회의원)를 달았다. 그중 4명은 퇴임 후 곧바로 국회에 입성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중기중앙회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눈독 들이는 이들이 많은 자리인 만큼 역대 선거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네거티브 공방전은 물론 금품수수와 돈 선거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갖가지 개선책이 도입됐지만 간선제와 짧은 선거기간의 한계로 인해 좀처럼 혼탁선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네거티브, 사전 선거운동 등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는 중이다. 고발·고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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