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2층. 유니폼을 차려입은 안내 직원이 단지 모형 앞에서 혼자 단지 개요 소개말을 되뇌고 있었다. 박수환 분양소장은 “통상 본보기집은 금요일에 개관하는 게 일반적인데 워낙 관심이 많아 방문객이 몰릴 것 같아 평일인 수요일부터 개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본보기집을 31일 열고 11월 6일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단지는 9·13부동산대책에 따라 개편되는 청약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 서울 내 마지막 단지다. 11월 말부터 전용 85m² 이상 중대형 분양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단지는 사실상 청약 1순위 유주택자들이 청약으로 강남권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서초우성 1차’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전용면적 59∼238m² 1317채 규모다. 원래 3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책정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반년 넘게 밀렸다.
왜 이 단지가 로또로 불리는지는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 시세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m²당 평균 4489만 원이다. 인근 시세보다 3.3m²당 1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올해 1월에 분양한 ‘래미안 서초에스티지S’ 전용 84m² 호가는 최근 21억 원을 찍었다. 래미안 리더스원의 같은 평형 평균 분양가(16억5000만 원)보다 4억5000만 원 비싸다. 전용 135m² 최고 분양가(21억9000만 원)는 인근 단지 호가(29억 원)와 7억 원 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막상 분양가가 공개되자 시장 반응은 갈렸다. 과거 강남권에서 분양했던 신규 단지보다 분양가가 비싸 매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이 단지 전용 84m² 분양가는 올해 3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최고 14억3160만 원)보다 1억 원 넘게 비싸다. 전용 59m²의 경우 지난해 공급된 ‘신반포 센트럴자이’ 최고가(11억1990만 원)와 1억6000만 원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이자와 옵션 비용 등을 포함하면 과거 나왔던 다른 단지보다 큰 메리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평형 분양가가 9억 원을 넘기 때문에 청약에 당첨되면 집값의 70%(계약금 및 중도금)를 중도금 대출 없이 조달해야 한다. 분양가가 가장 싼 전용 59m²에 당첨되더라도 9억 원가량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결국 또 부자들만을 위한 로또판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전체 1317채 중 일반분양 물량이 232채에 불과한 데다 추첨제로 공급되는 전용 85m² 이상 물량은 16채밖에 안 돼 청약 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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