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의 통 큰 투자… 롯데, 화학-유통 두 날개로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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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50조원 투자-7만명 고용
인도네시아 유화단지-美 화학공장, ‘화학 세계 10위’ 겨냥 7조원 투자
e커머스 역량 업계 1위로 올리고 면세점-호텔 해외사업 대폭 강화
연말까지 1만2000명 뽑기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서울 김포공항을 찾았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서울 김포공항을 찾았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뉴스1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50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투자 계획을 세운 롯데는 화학과 유통부문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롯데는 내년에 12조 원을 투자한다. 채용의 경우 올해는 연말까지 1만2000명을 뽑고 내년에는 이보다 약 10% 늘어난 1만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23일 롯데가 발표한 부문별 투자 비중은 △화학 및 건설 40% △유통 25% △관광 및 서비스 25% △식품 10% 순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화학과 온라인 유통사업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가운데 이 부문에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며 “롯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유통, 식품 계열사 중심에서 벗어나 화학부문과 e커머스(온라인 유통) 중심의 미래형 포트폴리오를 처음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화학부문 글로벌 10위 기업으로

전체 투자 규모의 40%를 차지하는 화학 및 건설부문은 해외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롯데는 화학부문에서 글로벌 10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용지를 매입해 추진하고 있는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투자 규모만 4조 원에 이른다. 신 회장은 구속 전 한국-인도네시아 동반자협의회 경제계 의장을 맡는 등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만큼 직접 현장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3조 원 규모의 화학공장 프로젝트도 이달 말이면 완공된다. 정상 가동이 시작되면 연간 100만 t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생산 거점인 전남 여수, 울산, 충남 대산 지역에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 유통 인프라 구축해 e커머스 업계 1위로

유통부문에서 롯데는 e커머스 사업 역량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롯데는 현재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망을 활용해 온라인 부문을 육성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위해 통합애플리케이션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물류 및 배송시스템을 융합한 유통 인프라를 만드는 데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롯데닷컴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G마켓과 11번가에 이어 3위다. 5월 롯데는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매출 2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진 e커머스 인력을 통합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가 8월에 출범했다.

○ 면세점, 호텔 해외 사업 가속도

면세점, 호텔 등 관광 서비스 관련 해외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11번째 외국 호텔 운영을 시작했다. 호텔롯데는 현재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호텔체인 업체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면세점도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 7개국에서 20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JR 면세점을 인수해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관광 서비스 등 해외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롯데그룹의 대북사업 투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대북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남북 경협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유통, 식품 등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 상당히 많은 만큼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salthj@donga.com·강승현 기자
#5년간 50조원 투자#7만명 고용#롯데#화학-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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