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청소년용 실손보험 만들어 가입비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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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회공헌위-기아대책 추진

부모가 없거나 떨어져 살아야 하는 공동생활가정 아동과 청소년들은 외롭다. 특히 각종 사고를 당했을 때 병원비가 없어 고통을 당하곤
 한다. 그러나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기아대책은 최근 양육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아동, 청소년 약 1만 명의 치료비 등을 
보장해주는 단체보험상품을 만들어 이들을 돕기로 했다. 기아대책 제공
부모가 없거나 떨어져 살아야 하는 공동생활가정 아동과 청소년들은 외롭다. 특히 각종 사고를 당했을 때 병원비가 없어 고통을 당하곤 한다. 그러나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기아대책은 최근 양육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아동, 청소년 약 1만 명의 치료비 등을 보장해주는 단체보험상품을 만들어 이들을 돕기로 했다. 기아대책 제공
서울의 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생활하는 함지훈(가명·13) 군은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그룹홈 측은 한창 성장기인 함 군에게 혹시라도 후유증이 생길 것을 우려해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게 했다. 병원에서는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수백만 원이 넘는 막대한 치료비용. 그룹홈은 시설을 운영하는 비용을 맞추는 데도 빠듯한 살림이어서 함 군의 병원비가 내심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의 만 15세 이하 아동은 총 1만616명(2016년 말 기준)이나 된다.

그러나 이런 소외된 아동을 돕기 위해 생명보험업계와 국제구호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공동위원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 이경룡 서강대 명예교수)와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9일부터 양육시설 및 공동생활가정의 만 15세 이하 아동, 청소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성장기에 필요한 보장을 해주는 단체보험 상품을 새롭게 만들어 1년간 가입비를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위원회와 기아대책이 올해 3월 협약을 체결해 공동 추진 중인 생명존중 소외계층 지원사업 중 하나다.

이번 보험 상품은 부모가 없거나 홀로 남은 시설 아동, 청소년이 단체로 가입하는 형태로 입원, 통원 의료비를 지원하는 실손의료보험이다. 입원 일당(간병비 등), 수술 정액 담보,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 비급여 담보, 일상생활 배상책임까지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장 내용을 포함했다. 연간 보험료는 1인당 9만∼1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보육원 측은 이번 단체보험 상품이 의료비부터 배상책임까지 아이들 성장기에 필요한 보장 내용이 담겨 아이들의 복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의 한 보육 관계자는 “그동안 아이가 입원하면 보육원 선생님들이 번갈아 병원에 머물며 간병을 해야 해 남은 아이들을 돌보는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단체보험 상품이 생겨 입원 일당이 지원되면서 간병인을 둘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신용길 위원장은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 등 새로운 수혜 대상을 발굴해 보험업계만의 ‘따뜻한 금융’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생명보험의 기본 정신인 생명존중과 상부상조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모든 아동은 보호받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며 “이번 사업으로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체보험 상품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시설은 20일까지 생명존중 소외계층 지원사업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각 생명보험 회사별 사회공헌 활동과는 별도로 생명보험업계 공동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2007년 11월 생명보험 사회공헌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692억 원을 사회공헌 출연금으로 마련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특히 산하 운영기관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기금(생명보험협회)을 두고서 지정법인(복지법인) 선정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20개 생보사가 가입되어 있고 학술교육·공익 확산 분야와 함께 희귀 난치성 질환자 지원, 사회적 소외계층 맞춤 지원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올 4월 지체장애인의 휠체어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출시된 휠체어 배상책임 보험의 보험료 일부를 지원했다. 5월에는 기초수급, 한부모, 법정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가정 중고교생 1000명을 선정해 교육비 6억 원을 전달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홀몸노인 등 고령층을 위한 겨울철 필수용품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대책은 1989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제구호단체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를 인증받아 국내와 북한 등 세계 60여 개국에 봉사단을 파견하고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보육시설#실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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