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17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kg으로 전년대비 0.1kg 감소했다. 2011년 이후 2∼4%를 유지하던 쌀 소비 감소율이 2016년 1.6%, 2017년 0.2%로 둔화되고 있는 것은 쌀 소비 감소 추세가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을 보여 수급안정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사업체 부문의 쌀 소비량은 2016년 65만8869t에서 2017년 70만7703t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주정 제조업 30.5%, 떡류 제조업 23.9%,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16.2%, 탁주 및 약주 제조업이 8.0%를 차지하였으며 특히 면류, 마카로니 및 유사식품 제조업이 2016년 9938t에서 2017년 1만3896t으로 39.8% 증가하였고,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이 10만247t에서 11만4341t으로 14.1% 증가했다.
가구부문의 쌀 소비량 감소율이 둔화하고 사업체 부문의 쌀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쌀 소비 진작을 위해 힘쓴 결과이다.
쌀 중심 식습관 형성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성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 전문 연구진을 통해 ‘삼시세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평소 거의 밥을 먹지 않던 2030세대가 4주간 삼시세끼 밥을 먹었을 때의 건강 변화를 측정하는 프로젝트로 한 달 후 실험군의 복부 둘레와 내장 지방,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실험군이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공복 혈당과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인슐린 호르몬 수치가 크게 줄어들어 호르몬의 균형점을 찾은 것이다. 쌀 중심의 식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고 다큐멘터리(KBS 1TV 미래기획 2030, ‘건강한 미래, 밥상이 만든다’)로 소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전국 219개 초등학교의 약 12만 명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쌀 가공식품이 포함된 급·간식을 제공하고, 쌀 요리 실습 등을 실시하여 유년기부터 생활 속에서 쌀을 늘 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리고 건국대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약 14만 명 대학생을 대상으로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을 진행해 아침밥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 환기는 물론 높은 참여 만족도와 캠페인 지속 요구를 이끌어내 올해 참여 대학을 확대할 계획이다.
쌀 가공산업을 통한 소비 확대 선순환 구조 마련
생활 속 식습관 형성을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실질적 쌀 소비 진작을 위한 방법으로 쌀 가공업계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1인 가구와 혼밥족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하여 간편하고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쌀 가공식품을 개발·전시·판매할 수 있는 라이스 랩(Rice Lab)을 운영하고, 쌀 가공식품 품평회를 통해 스타상품(Top 10)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또한 쌀 가공식품의 국내외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해 ‘쌀가공식품산업대전’을 개최, 2017년 기준 총 43개 기업이 참가해 수출상담액 약 93억 원, 계약 추진액 약 19억 원의 성과를 올렸다. 시장 확대 외에도 원료의 안정적 공급, 쌀 가공업체 경영개선, 기술 개발 및 보급 등을 위한 지원을 통해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 가공용 쌀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색 메뉴로 승부… 업계도 쌀 소비 동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을 보면 국내 가정간편식(HMR) 소매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87억 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44%나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에도 30% 이상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3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R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품은 쌀을 주원료로 하는 즉석밥, 볶음밥, 컵밥 등으로 이들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외식업계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여 간편하게 먹으면서 맛을 따지는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밥 메뉴의 도시락은 물론 피자와 디저트, 치킨까지 건강한 쌀로 만든 이색 신메뉴를 잇달아 내놓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쌀이 비만,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벗고 밥상 위 주연으로 다시 오를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에서 쌀과 쌀 가공식품의 수요 창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쌀 소비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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