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 항아리서 7년 숙성시킨 사과와인 맛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2월의 6차산업인 ‘한국애플리즈’ 한임섭 대표
독특한 제조법-상쾌한 향… 외국인들도 반해

2월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된 한임섭 한국애플리즈 대표가 직접 만든 사과와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월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된 한임섭 한국애플리즈 대표가 직접 만든 사과와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흔히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를 재료로 해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고정관념을 깨고 사과와 옹기를 이용한 제조법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농업인이 있다. 경북 의성군에서 사과농장 ‘한국애플리즈’를 운영하며 옹기 사과와인을 만드는 한임섭 대표(64)다.

한 대표의 농장은 300여 개의 옹기 항아리로 가득 차 있다. 농장에서 생산한 사과를 와인으로 만들기 위해 발효시키는 항아리들이다. 이 농장에서는 경북 의성의 특산물인 사과를 이용해 한국 전통 옹기 항아리에서 7년간 숙성시킨 ‘주지몽’ 등 6종의 와인이 생산된다.

한 대표가 사과에 처음 주목한 것은 1976년. 그는 프랑스 몽블랑 지방을 방문했다가 지역 특산물인 사과브랜디와 사과와인을 접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귀국한 뒤 곧바로 사과가 유명한 경북에 자리를 잡고 1999년 4월, 국내 최초의 옹기 독 숙성 사과브랜디를 선보였다.

한국 전통 옹기에서 탄생한 사과주는 독특한 제조 방식과 상쾌한 향으로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중국의 한 업체는 애플리즈의 제품을 독점 공급해 달라고 요청해온 상태다. 인지도가 오르면서 수출길도 열렸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8개 나라다. 2013년에는 26만2610달러(약 3억 원), 2014년 35만8138달러(약 4억 원), 2015년 17만6620달러(약 2억 원)어치를 수출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12만4486달러(약 1억40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해외로 수출했다.

한 대표의 노력은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역 특산품인 사과를 알리기 위해 관광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직접 딴 사과를 이용해 옹기 와인을 만들어보는 투어프로그램은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2005년 9월 외국인 관광객들이 처음 농장을 방문한 후로 매년 3만∼4만 명의 관광객이 한 대표의 농장을 찾고 있다. 해마다 방문하는 관광객의 70∼80%가 외국인이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해 농림축산식품부는 2월의 6차산업인으로 한 대표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한 대표의 꿈은 ‘사과 한류’다. 그는 자신의 사과농장을 해외에 적극 소개해 한국 관광과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수출 시장을 더 넓히기 위해 한국음식 축제 등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고 외국 바이어도 직접 만난다. 그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관광 사업을 주도해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농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애플리즈#사과와인#한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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