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훙 마케팅’ 中시장서 효과만점

  • 동아일보

국제무역硏 보고서

 마스크팩 등 화장품 전문 브랜드 ‘원진이펙트’는 최근 중국의 인터넷 유명인사인 일명 ‘왕훙(網紅)’을 통해 큰 매출 신장을 거뒀다. 올 9월 유명 왕훙인 워찬(臥蠶)이 개인방송을 통해 마스크팩을 소개한 지 1시간 만에 제품 3만 개가 팔렸기 때문이다. 또 다른 왕훙 쉐리(雪梨)가 지난달 마스크팩을 판매했을 때는 1분 만에 17만 개가 팔렸다.

 왕훙은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한 유저를 뜻한다. 해당 업체 측은 “워낙 낮은 인지도 때문에 중국 전자상거래 쇼핑몰 입점도 어려웠는데, 삽시간에 제품이 팔리는 것을 보고 왕훙의 영향력에 놀랐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 왕훙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이들을 통한 중국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왕훙들은 패션과 제품을 이슈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중소기업이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의 왕훙 산업은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251억 위안(약 4조2600억 원)이던 왕훙의 산업 규모는 올해 약 528억 위안(약 8조9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왕훙이 홍보한 제품의 전자상거래 매출과 이들이 찍은 동영상으로 얻은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 정보를 습득하는 데 능숙한 젊은층이 늘어난 것이다.

 왕훙 마케팅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생방송 플랫폼에서 직접 상품을 홍보하며 판매하는 형태다. 중국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淘寶)는 한국 홈쇼핑 방송 같은 타오바오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 왕훙이 제품을 소개하는 생방송 화면 아래에는 판매자의 추천상품, 채팅코너가 나란히 뜬다. 방송을 보며 바로 구매가 가능한 것이다. 국내 고데기 업체 ‘보다나’의 관계자는 “지난달 진행한 왕훙 생방송에서 1시간 동안 유입한 시청자의 절반이 제품을 구매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제품의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면 왕훙 마케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왕훙의 후광효과를 이용해 제품의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션, 뷰티 위주의 제품 범위도 점차 식품, 유아용품 등으로 넓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다만 왕훙 마케팅은 아직 한국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적고 관련 정보가 많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거나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정덕 연구원은 “업체가 대행사를 통해 왕훙을 선정하는 경우라도 이들의 경력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며 “왕훙의 팬 수에 현혹되지 말고, 제품에 적합한 이를 선정할 것”을 조언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왕훙#원진이펙트#마케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