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민영화 성사 기대감 커져… 인수의사 밝힌 지분 총 33%
모두 낙찰 예정가 이상 써내… 금융위, 13일 낙찰자 확정 발표
11일 마감된 우리은행 매각입찰에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국내 금융회사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8곳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을 인수한 이후 5차례에 걸쳐 시도된 민영화가 이번에는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본입찰에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중국 안방보험의 자회사인 동양생명, 한화생명,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TB자산운용, IMM PE 등 8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8곳이 인수 의사를 밝힌 지분은 총 33.677%(2억2765만6520주)이며, 이들이 써낸 가격은 모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정한 예정가격(낙찰을 위한 가격 하한선)을 넘었다.
유효 경쟁지분이 매물로 나온 지분 30%를 넘어서면서 민영화의 성공에 한층 가까워졌다. 예보가 30% 지분을 4∼8%씩 쪼개 팔기로 한 가운데 IMM은 6% 인수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는 4%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있는 포스코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두산과 호반건설은 KTB자산운용에 인수 자금 일부를 투자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별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중공업과 건설업 특성상 우리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 등 해외 사모펀드(PEF)들은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PEF 중에 IMM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은행의 수익구조가 비용 절감과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PEF의 운영 방식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은행 주가가 매각공고 발표 시점 주가(1만250원)보다 20% 이상 오르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급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된 점에 투자자들이 좀 더 주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의 1∼3분기(1∼9월) 순이익(1조1059억 원)은 지난해 연간 규모(1조593억 원)를 넘어섰고 건전성 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낙찰자와 매각 가격 등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격을 최우선 항목으로 두겠지만 투자자의 금융업 발전에 대한 기여 가능성과 자금 조달 능력 등을 고려해 낙찰자를 선정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27일 인수자들이 주식대금을 납입하면 매각이 완료되고, 다음 달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진이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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