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결국 포기…완성차 시장 진입시도 IT업체들 잇달아 쓴 맛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17시 03분


코멘트
애플이 2년 넘게 이어온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사실상 접었다. 완성차 시장에 진출해 '테슬라'와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스템을 개발해 이에 대한 기술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자율주행차가 미래 차종으로 떠오르면서 완성차 업체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했던 전자IT 업체들이 잇달아 쓴 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 시장의 진입장벽이 아직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2014년부터 진행해 온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을 최근 사실상 포기하고 전기차 개발을 위해 뽑은 인력 1000여 명 가운데 이미 수백 명의 보직을 바꾸거나 해고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애플 경영진이 타이탄 팀에게 내년 말까지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가능성을 입증할 것을 주문했다"며 "이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생전에 '아이카(iCar)' 등 자동차 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구상에 따라 2013년 말부터 전기차 개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애플은 그 동안 한번도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지만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언론 인터뷰에서 "애플의 전기차 개발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애플보다 먼저 자율주행차량 출시를 준비해 온 구글도 직접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았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올해 5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하이브리드 미니밴 100대에 구글의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전사 조직 내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처음부터 완성차가 아닌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최근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전장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마렐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가격협상에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데다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까지 겹쳐 협상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