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스타 ‘왕훙’ 마케팅비도 스타급

  • 동아일보

기업들, 中시장 겨냥 모시기 경쟁

뷰티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왕훙’ 위샤오샤오 씨가 올해 6월 한국의 한 화장품 브랜드가 마련한 ‘한류 메이크업 쇼’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행사 내용을 생중계하고 있다. 라비오뜨 제공
뷰티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왕훙’ 위샤오샤오 씨가 올해 6월 한국의 한 화장품 브랜드가 마련한 ‘한류 메이크업 쇼’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행사 내용을 생중계하고 있다. 라비오뜨 제공
최근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이 ‘왕훙(網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왕훙이란 중국의 ‘왕뤄훙런(網絡紅人·온라인 유명인사)’의 줄임말.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려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게 된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들이다. 뷰티, 패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왕훙이 늘면서 국내 업체들도 중국 마케팅의 핵심 타깃으로 이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 국내업계 왕훙 모시기 활발


특히 중국 내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한국의 신생 업체들이 왕훙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중국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젊은 고객층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름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초청해 유명 왕훙이 자신의 웨이보 등 SNS를 통해 실시간 홍보 방송을 하거나 사용 후기를 올리도록 협찬하는 방식이다.

31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달 11∼20일 왕훙 5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9월 중추절(15∼17일)과 10월 국경절(1∼7일)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을 겨냥한 초청행사로 5명 모두 여행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왕훙이다. 이들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 등에 면세점 홍보 내용을 포함한 여행 후기를 올릴 예정이다.

이종호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마케팅팀장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코스를 짜서 1박 2일 투어를 진행했다”며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커 왕훙 마케팅을 처음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도 왕훙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로드숍 브랜드인 토니모리가 선보인 새 브랜드 라비오뜨는 6월 중국 웨이보 팔로어 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왕훙을 초청해 메이크업 쇼를 생중계하는 행사를 열었다. 뷰티 분야에서 활동 중인 위샤오샤오 씨는 라비오뜨 매장에서 ‘한류 메이크업 쇼’를 열고, 라이브 중계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홍보 영상을 내보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등 덩치가 큰 업체들도 속속 왕훙 초청 행사를 시도하고 있다.
○ 연예인 뺨치는 거마비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 때문에 이들을 초청하는 비용은 상당히 높다. 웨이보 팔로어 100만 명 이상의 ‘A급’ 스타인 왕훙의 경우 일당이 1200만 원 수준. 2박 3일 이상 일정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아 3일 일정으로 초대하면 3600만 원이 든다. 비행기표와 호텔 비용은 별도다. 업체가 일정 내내 따라다니며 쇼핑, 관광 등의 VIP급 의전도 해준다.

A급보다 영향력이 떨어지는 B, C급이라 해도 일당이 1000만 원 안팎이다. 역시 3일 일정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3000만 원 안팎의 수고비가 든다. 한국에 다른 일정으로 들어와 있는 왕훙을 또 다른 업체가 하루만 섭외하려 해도 일당 1000만 원을 기본으로 부른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서 왕훙을 찾는 경우가 늘자 이들의 몸값이 무섭게 뛰고 있다”며 “두 달 전만 해도 A급 왕훙 초대 비용이 일당 600만 원 안팎 수준이었으나 최근 2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가짜 왕훙’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팔로어 수를 부풀리거나 영향력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고비를 부르는 등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히 상품 홍보와 판매까지 하는 왕훙들의 경우 상품을 넘겨줬다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히려 이미지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왕훙#왕뤄훙런#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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