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 3.7% 증액…사상 첫 400兆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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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이 올해보다 14조3000억 원(3.7%) 늘어난 400조7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 본예산이 4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2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국회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심의해 처리해야 한다.

12개 예산 분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복지예산이다. 내년도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5.3% 늘어난 130조 원으로 편성됐다. 전체 예산 중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2.4%로 올해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복지예산이 급증한 것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책정한 실업급여 예산이 올해보다 5500억 원 가량 증가하고 기초연금·국민연금 등의 지급액도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고용절벽에 대응을 위해 일자리 예산에 17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 10.7%로 전체 예산 증가율의 3배에 이른다.

반면 경기부양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21조8000억 원)은 올해보다 8.2% 감소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 역시 산업금융지원이 축소되면서 2.0% 줄어들었다.

야당이 요구한 누리과정 예산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아 국회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한 만큼 교육감들이 그 안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해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40.4%)은 올해 본예산보다 0.3%포인트(추경안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국세수입이 증가하고 세계잉여금을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하면서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의 전망치(41.0%)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다. 나라가계부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해보다 8조8000억 원 줄어든 28조 원 적자로 예상된다.

세수(稅收)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풍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수입은 241조7644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보다 18조8272억 원(추가경정예산안 대비 9조254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본예산 대비 국세 수입 증가율은 8.4%로 총지출 증가율(3.7%)보다 2배 이상 많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일시적 세수 증가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성장률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을 4.1%로 잡았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내년도 법인세는 53조9726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7.3%(추경안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는 “올 상반기(1~6월) 강력한 재정보강 조치로 하반기(7~12월) 산업 활동이 활발해져 법인 영업실적이 개선됐고 대기업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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