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외모는 듬직, 내부는 안락… 연비가 살짝 아쉽네∼”

시승기 / 닛산 ‘올 뉴 무라노’

공식 판매를 앞두고 있는 한국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무라노’로 최근 서울∼대전을 왕복하며 성능을 느껴봤다.

일단 무라노의 첫인상은 듬직했다. 차체는 건장한 남성의 팔뚝처럼 울끈불끈한 근육질을 자랑한다. 덩치도 클뿐더러 곡선이 많아 실제 차체 크기(전장 4900mm, 전폭 1915mm, 전고 1690mm)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자동차 앞면 그릴과 헤드램프의 모양새 등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고 하나같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반면 내부는 ‘VIP 라운지’라는 디자인 테마에 걸맞게 베이지색 가죽시트와 넓은 공간으로 안락한 느낌이었다. 시동을 켜고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묵직한 안정감을 주면서 반응했다. 하이브리드답게 주행 중 계기반에 ‘에너지 모니터’와 ‘에코 페달 가이드’가 떴다. 에너지 모니터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실시간 그래픽으로 보여주며 효율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한다. 연비를 점차 높여가며 운전하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동력성능은 233마력의 4기통 2.5L 슈퍼차저 엔진에 20마력의 전기모터를 더해져 합산 최고 출력 253마력이다. 기존 2세대 모델의 단점인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했지만 장거리를 시승해 보니 실제 연비는 L당 10km에 조금 못 미쳤다. 휴가철이라 고속도로가 많이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영향도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다소 아쉬운 결과다. 가솔린엔진에 4륜 구동장치까지 들어가 있어서 연비를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공인 연비는 L당 복합 11.1km(도심 10.2km·고속도로 12.4km) 수준이다. 무라노는 고급 편의장치가 들어간 최고등급 플래티넘 모델만 국내에 판매된다. 탑승자의 몸을 과학적으로 분산 지지해 중력을 최소화했다는 ‘저중력 시트’가 전 좌석에 적용됐는데 시승을 해보니 편하기는 한데 ‘쿨링 시트’ 기능은 없어 요즘 같은 불볕 더위에 운전할 때는 작은 ‘흠’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판매 가격은 5490만 원.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