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무공해 매실, 日 수출하고 백화점 납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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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의 청매원 매실농장

김준호 청매원영농조합 회장이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매실나무에 핀 꽃을 쳐다보고 있다. 청매원영농조합 제공
김준호 청매원영농조합 회장이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매실나무에 핀 꽃을 쳐다보고 있다. 청매원영농조합 제공
여름이 되면 사람들의 매실 사랑이 깊어진다. 지친 몸의 피로를 줄어주고 소화를 돕는 과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매실 생산 업체 중 전남 장흥군의 청매원영농조합은 명품 매실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57만8512m²(약 17만5000평)의 너른 농장에는 멀지 않은 바다에서 해풍이 불어온다. 매실의 성장과 숙성에 최적의 환경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6월 싱그러운 매실이 수확돼 식초, 장아찌, 고추장 등 다양한 제품으로 탈바꿈한다.

청매원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질 좋은 매실을 생산하는 것이다. 매실 나무 아래에 보리, 자운영 같은 식물을 심어 땅이 마르지 않게 하고, 열매가 지열을 받는 것을 막는다. 1년에 두 번 보리, 자운영을 잘라내 그 자리에 두면 썩어서 자연 비료가 된다. 식초, 녹차, 과일껍질, 잡어(雜魚)로 만든 효소도 뿌린다.

이런 노력 덕에 이곳에서 자란 ‘남고매실’은 피로 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유기산의 함량이 5% 수준으로 4%에 그치는 여타 매실보다 높다. 김준호 청매원 회장(70)은 “건강한 매실을 수확하면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은 80% 이상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에 근무했던 김 회장은 1980년대 후반 거래처인 일본 제약업체의 일본인 직원으로부터 “매실 농사를 지을 생각 없느냐”는 제안을 받으며 인생행로가 확 바뀌었다.

그 직원은 일본에서 매실 농사를 짓는 친형을 소개해 줬고, 그 농장주는 품질 좋은 남고매실 묘록과 농사법, 물 맑고 햇빛이 좋은 장흥 지역까지 추천해 줬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청매원은 소금에 절인 매실을 연간 100t씩 이 농장주를 통해 수출한다. 이 매실은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인 ‘우메보시(梅干し·매실 장아찌)’로 가공돼 현지에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청매원의 성공은 김 회장의 노력과 매실에 대한 애정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성공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과의 상생 덕이었다. 청매원이 생산하는 매실은 연간 450∼500t. 이 중 100t가량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현대백화점의 ‘명인명촌’ 제품으로 판매한다. 명인명촌은 우수 식품에 붙이는 현대백화점의 브랜드다. 2008년부터 청매원의 장아찌, 고추장, 식초, 간장 등이 현대백화점을 통해 판매돼 명성을 얻었다. 청매원 매실 제품의 90% 이상이 현대백화점을 통해 판매된다.

김 회장은 “매실은 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한두 해 작황이 안 좋아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판로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화점과 협력해 판매하면서 소비자 인지도도 크게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례가 알려져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상생협력 경연대회’에서 현대백화점은 장관상을 수상했다. 대기업과 농업인의 상생 협력 우수 사례에 주는 상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무공해#매실#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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