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뚫고… 4대 시중銀 깜짝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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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3조3192억… 19% 급증
예대마진 개선-대출 건전성 강화 덕… 하반기 실적개선 이어질지 불투명

저금리와 기업 구조조정 악재에도 올해 상반기(1∼6월) 4대 시중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올리며 선방했다. 조달비용을 낮춰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한 데다 구조조정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 덕분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우리 KB국민 KEB하나 등 4대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31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802억 원)보다 19.4%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1조267억 원으로 같은 기간 29.9% 늘었고, 우리은행은 7503억 원으로 45.2%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에 ‘빅 배스’(잠재부실 한번에 털어내기)를 실시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NH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주요 은행이 모두 양호한 성적을 낸 것이다.

저금리가 지속됐지만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지표인 NIM이 높아진 것이 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신한,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4분기(10∼12월)를 저점으로 2개 분기 연속 개선돼 올 2분기(4∼6월)에 각각 1.50%, 1.58%까지 올랐다.

우리은행의 NIM도 작년 4분기 1.41%에서 올 2분기 1.43%로 올랐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요구불예금처럼 이자가 낮은 저(低)원가성 예금으로 몰린 데다 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하락한 것이 NIM의 개선으로 이어졌다.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등 대출 건전성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6.1%(1조1420억 원)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 대출을 0.5% 늘렸다. 이를 통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상반기 3917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상반기에 대출자산을 2.9% 늘린 신한은행도 기업대출(1.9%)보다 가계대출(3.9%)을 더 늘려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4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일제히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년 만에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실적 개선 흐름이 계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저금리#구조조정#은행#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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