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 늘어… 총수 지배력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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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개 그룹 내부지분 57.3%… 1년새 2.1%P 늘어
롯데, 계열사 지분 80.7%… 1년 전보다 21.1%P 급증

재벌 총수의 개인지분은 줄고 있지만 계열사 등을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지배력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회사를 통한 비금융 계열사 출자도 1년 새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총수 일가 지배구조 강화에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4월 1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5곳이다.

총수가 있는 45개 집단(재벌그룹)의 내부지분은 57.3%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은 20년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42.7%였던 내부지분은 올해 57.6%로 14.9%포인트 상승했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감소했지만 계열사 출자를 통해 계열사 내부지분이 더 크게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59.6%였던 롯데의 계열사 지분은 올해 80.7%로 치솟았다. 공정위가 롯데가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롯데 해외계열사가 가진 국내계열사 주식이 내부지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재벌그룹이 외형을 확장하면서 총수 일가의 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줄어든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 내부지분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수가 있는 45개 기업집단 중 내부지분이 가장 높은 곳은 부영(96.9%)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금호아시아나(27.1%)였고 한국투자금융(31.9%) 현대(37.1%) LG(40.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회사를 보유한 26개 재벌그룹이 금융사를 통해 지난 1년간 계열사에 출자한 금액은 4조98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33억 원(14.3%) 늘었다.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금은 29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억 원(13.0%) 증가했다. 금융보험사에 대한 재벌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금산분리를 강화하고 단순, 투명한 소유구조를 유도하기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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