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자금난, 인건비 부담까지 3중고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계상황에 닥친 중소기업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놓아야 합니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대한볼트(www.daehanbolt.co.kr) 사무실에서 만난 김순길 대표는 만나자마자 제조업의 기초체력인 뿌리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는 고질적인 현장 인력난과 금융권의 높은 대출 문턱, 불합리한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볼트는 앵커볼트 생산만으로 45년 외길을 걷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제조와 유통을 병행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해가고 있지만, 1990년 이후 중국에서 파스너 제품이 대량 수입되고 있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하루빨리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소품종 대량생산의 채비를 갖추어 세계시장에 손을 내밀어야 하나 인력난과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대기업에 편향된 구직활동을 하다 보니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없고 주 5일 근무 시행과 임금 문제로 경제적 손실이 많다.
“청년 구직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이유로 제조업 취업을 기피하는 탓에 근로자 대다수가 중장년층입니다. 게다가 중소기업에 대체생산인력을 제공하고자 시행한 외국인 고용허가제도 규제가 오히려 성장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제조업 인력난의 핵심은 구직자의 눈높이와 어긋나는 ‘미스매칭’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루 8시간씩 근로기준에 맞춰 임금을 주면 인건비를 충당하기가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며 “주말을 반납하고 일할 때도 많지만 임금은 갈수록 오르고 생산성만 저하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한 해결책으로 근무시간과 임금을 당사자와 협의하여 자율적으로 조율하는 제도화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볼트는 1월부터 성과연봉제를 실행하여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지난 2013년 부천에서 화성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근로자 유출 문제에 더욱 시달리고 있다. 생산시설이 서울에서 1∼2시간으로 멀어지자 인력수요를 충족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 필요한 인재를 서울이나 인천, 부천에서 수급한다 해도 30∼50% 급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구입비용과 임금은 올라가지만 생산성은 저하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또 기업이 투자를 목표로 대출을 받을 경우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금융지원책도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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