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비효율 선박 건조시설 가동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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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처음 가능성 공식화… 과장급 이상 5월 둘째주 희망퇴직 접수
비용 2兆 절감 자구안 5월 둘째주내 제출… 노조 “경영위기 책임전가” 반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독(dock) 가동 중단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또 희망퇴직 실시와 부서 감축을 통해 2조1000억 원의 비용 감축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9일 “수주 부진에 대비하기 위해 독별 효율성 검토에 들어갔다”며 “선박 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독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는 기본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조선업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독 가동을 잠정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10개, 전북 군산에 1개의 독을 가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군산 독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또 일감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주 과장급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에 실시하는 희망퇴직은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5개 계열사에서 함께 실시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게는 최대 40개월 치 기본급과 자녀 학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전체 부서 391개의 22%인 86개 부서를 통·폐합해 305개로 만드는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지난달에는 전체 임원의 25%에 해당하는 60여 명을 감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런 노력을 통해 올해 2조1000억 원의 비용을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가 보유한 상가와 휴양시설 등 비(非)핵심 자산의 매각도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중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이런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노조는 희망퇴직 실시에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노동자에게 경영위기 책임을 전가하고 정리해고까지 하는 것은 기업의 책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는 ‘희망퇴직 목표 인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약 3000명에 이르는 정리해고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퇴직을 하기 전에 대주주(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가 사재 출연 등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발행한 회사채 2조2600억 원이 내년 중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우조선해양이 9800억 원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현대중공업은 6800억 원, 삼성중공업은 6000억 원 수준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중공업#독#선박건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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