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성과주의 도입 강행…“임금 깎자는 의도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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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노조의 거친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성과주의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6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21일 금융공공기관장들을 다시 만나 성과주의 조기 정착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일단 노사 합의가 필요치 않은 교육훈련 및 영업방식에 대한 개선안을 이달 중 마련해 금융회사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의 수익률을 직원 평가에 반영하고, 경력 관리를 통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올해 초 공공부문부터 성과주의 임금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산업은행 등 7개 금융공공기관들이 금융권 사측을 대표하는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해 개별 노조와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노조 측에서 “성과주의와 관련된 대화는 일체 거부한다”며 반발하면서 논의는 더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임 위원장은 “성과주의는 임금을 깎자는 게 아니라 금융권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노조를 재차 압박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임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2.03배로 영국(1.83배), 프랑스(1.73배), 독일(1.70배)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4년 말 기준 금융공공기관의 평균임금(8525만 원)은 대기업(5996만 원)의 1.4배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은행권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14%로 조선(3.39%)·해운(3.40%) 등 부실 업종보다도 낮은 상태”라며 “성과에 따른 임금 차등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빚을 나눠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예정대로 5월부터 지방에서도 시행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장에 연착륙하는 모습”이라며 “지방 소비자들도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새로운 대출 관행이 자리를 잡고 있어 시행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계속된다. 임 위원장은 “NH·우투, 미래·대우, KB·현대 등 대형증권사간 합병은 금융투자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전면 개편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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