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는 침묵… 넥슨측 “金대표, 해명할 뜻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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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비상장 주식으로 120억 원대 차익을 거둔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물러남으로써 이 회사의 대주주이자 진 본부장의 대학 동기인 넥슨 창업주 김정주 대표의 관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진 본부장은 2005년 넥슨 주식 8537주를 살 때 주당 순자산가치(6만5000원)보다 다소 낮은 주당 4만2500∼4만5000원에 매입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당시 진 본부장은 넥슨 주식을 사는 데 3억6282만∼3억8416만 원을 썼고 10년 동안 이 주식을 순차적으로 팔아 126억 원을 벌었으니 투자 원금 대비 33배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그는 2005년 당시 자신이 갖고 있던 돈을 투자했다고 해명했는데 당시 재산의 10%를 훌쩍 넘은 거액을 한 주식에 ‘올인’한 배경이 김 대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 본부장이 올해 신고한 재산 총액은 156억 원이지만 주식 수익금 126억 원을 빼면 30억 원가량이며 그동안의 주식배당금을 빼면 2005년 당시 재산은 20억 원대 중후반 정도로 추정된다.

낮은 가격의 매입뿐만 아니라 넥슨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진 본부장이 주요 주주가 된 배경도 석연치 않다.

2011년 12월 넥슨의 일본 증시 상장 당시 그는 넥슨 주주 404명 중 26번째 대주주로 지분의 0.23%를 갖고 있었는데 그보다 주식이 많은 25명 중 24명은 넥슨 전현직 임원 등 관계자였다. 넥슨은 1994년 설립 이후 온라인게임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게임업계의 선두주자로 올라섰지만 2006년에야 상장 논의가 본격화됐다.

2005년 당시 게임업계에선 “넥슨 비상장 주식 구매는 당첨된 로또를 받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치가 높지만 구매가 어려운 주식이었다.

비상장 주식의 구체적인 취득가나 구입 시기, 매도인은 비공개 정보다. 주식을 함께 샀다는 친구 3명이 입을 열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진 본부장에게 넥슨 주식 투자를 권한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1일 동아일보 기자가 사무실로 찾아가자 강한 거부감을 표하며 취재를 거부했다.

김 대표의 침묵도 길어지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진 본부장의) 개인적인 주식 투자 건인 데다 단기간 보유한 것도 아닌데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로선 김 대표가 직접 나서 해명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하지 않는다면 자수성가해 1조 원 넘는 자산을 이루며 존경받는 벤처사업가의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대표가 진 본부장의 주식 투자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면 당당하게 해명해 오해를 벗겨주는 게 ‘오랜 친구’인 진 본부장을 위하는 길이라는 목소리도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신무경 기자
#김정주#넥슨#진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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