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뛰는 금융]산업은행, 신디케이트론 주선 1위외국은행과 유일한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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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호주의 웨스틴시드니 호텔에서 열린 ‘KDB산업은행 호주 시드니사무소’ 개소식에 류희경 산은 수석부행장(왼쪽 네 번째부터), 세라 굿맨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 본부장, 워릭 스미스 ANZ 금융그룹 의장 등이 참석해 테이프커팅 행사를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제공
지난해 12월 호주의 웨스틴시드니 호텔에서 열린 ‘KDB산업은행 호주 시드니사무소’ 개소식에 류희경 산은 수석부행장(왼쪽 네 번째부터), 세라 굿맨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 본부장, 워릭 스미스 ANZ 금융그룹 의장 등이 참석해 테이프커팅 행사를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은 국내 산업계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한국계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해외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산은의 개발금융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는 저개발 지역과 인프라 재건·자원 개발 등 대규모의 국가 전략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 등을 영업점 진출 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산은은 2010년 이후 9개의 해외점포(지점·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 수요가 많은 중국 칭다오에 지점을 열었다. 또 세계 2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 사무소를 설립했다. 점포 개설 이외에도 지난해 칠레, 독일, 싱가포르의 금융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실제 국제 금융시장에서 산은의 경쟁력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된 조건으로 융자해주는 대출) 주선 실적에서 산은이 최근 5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국제무대에서 높은 신용도와 업무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외국계 은행과 신디케이트론 주간사회사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해외 점포는 주로 기업 대출, 유가증권 투자, PF, 선박·항공기 금융 등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은 홍콩법인은 인수합병(M&A) 자문, 신디케이트 주간사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해 연간 8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에서 현지의 투자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 영업 위주의 국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마찰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은은 향후 해외 진출과 관련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홍콩,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 3개 지역을 거점 점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은 올해 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신규 진출 지역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최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역시 한국계 기업의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주재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산은 측은 “최근 5년간 해외 점포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억 달러 수준이다.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통한 재원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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