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현대상선, 결국 채권단 공동관리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16시 48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이 결국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됐다. 1조2000억 원에 이르는 부채에 대해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이 3개월간 미뤄짐에 따라 현대상선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해외 선주들과 사채권자와의 협상이 하나라도 틀어지면 곧바로 종료되는 ‘조건부’ 자율협약이어서 현대상선의 운명은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9개 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채권단은 29일 오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채권단은 이날 채권금융회사 전체의 동의를 얻어 현대상선의 채무 상환을 3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채권단에 진 부채는 대출액 1조 원에 회사채 2000억 원을 더해 1조2000억 원이다. 또 채권단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현대상선의 채무 재조정 방안도 세우기로 했다.

다만 해외선주들과 협상 중인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인하가 이뤄져야 하고, 농협과 신협 등 회사채를 산 사채권자들도 채권 만기 연장 등에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들이 현대상선 지원에 동참하지 않은 채 채권단만 자율협약을 진행하면 현대상선이 살아나지는 않으면서 선주와 사채권자들만 제 몫을 챙겨가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그룹 자구안의 핵심이었던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이날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가 하루 연기됐다.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현대그룹을 비롯해 매각 주간사회사인 회계법인 EY한영, KDB산업은행 관계자 등은 우선협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발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본입찰에는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캐피털 참여한 상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입찰 가격은 확인했지만 자금 조달 방안 등 비가격 요인을 평가하고 내부 승인을 얻는 과정이 필요해 발표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응찰한 가격 차이가 근소해서 떨어진 쪽의 반발을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30일 오전 중 발표될 예정이다.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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