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공채 업무, 계열사로 이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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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개편-하계수련회 등 자율화… 미래전략실, 구체방안 마련중

삼성그룹이 그동안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추진해오던 그룹 업무를 각 계열사로 이관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포함한 공채도 그룹이 총괄하지 않고 계열사에 맡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은 최근 이런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변화는 이미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재로 매년 1월 2일 신라호텔에서 열어 온 신년하례회를 올해 처음으로 계열사별로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해 계열사별 사업진행 현황 및 올해 사업목표 등을 청취하는 방식이었다.

삼성은 올 1월 중순 열린 신임 임원 만찬도 계열사 사업장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정이 임박해 올해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삼성그룹이란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화려하게 진행하던 사내행사가 계열사 중심의 실속형 자리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1987년부터 매년 6월 열린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도 올해부터 계열사별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하계수련회는 삼성그룹의 기수 문화를 대표하는 연례행사라는 점에서 연공서열 방식을 폐지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정에 따라 신입사원 수가 적은 계열사들은 행사 자체를 아예 생략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그룹 차원의 대규모 공채도 계열사별로 진행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경력직으로 뽑거나 수시채용으로 충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미 연공서열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일부 계열사에서 인사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4단계 또는 3단계로 줄이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금융계열사를 시작으로 올해 3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급체계를 개편했다. 삼성전자도 디자인 및 기술 직무에서는 이미 개편된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직 직무에 대해서도 인사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공채#미래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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