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신흥국 중 최고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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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13년째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24개국과 신흥 17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로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에 이어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신흥국은 태국(70.8%), 말레이시아(70.4%), 홍콩(67.0%), 싱가포르(60.8%) 등이었다. 중국은 38.8%였다.

24개 선진국을 포함하더라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체 41개 국가 중 8번째였다. 스위스(124.2%)가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았고 호주(123.1%), 덴마크(122.9%), 네덜란드(111.4%), 캐나다(96.0%), 노르웨이(93.0%), 뉴질랜드(91.3%) 등이 뒤를 이었다. 가계부채 비율 상위를 차지한 스위스, 덴마크는 모두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을 만큼 오랫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온 국가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대 접어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2002년 2분기에는 가계부채 비율이 62.5%로 당시 신흥국 가운데 가계빚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홍콩(61.4%)을 넘어섰다. 이후 13년 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다른 신흥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BIS는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 간의 저금리 여건으로 고위험 대출자들도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경우 이 같은 고위험자의 대출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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