移通 품은 금융 “마일리지 대신 데이터 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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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와 은행-카드 동맹 확산

최근 이동통신 3사와 금융권의 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 SK텔레콤과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적금 가입 시 휴대전화 데이터를 무료로 주는 금융 상품을 내놨다.

SK텔레콤 제공
최근 이동통신 3사와 금융권의 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 SK텔레콤과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적금 가입 시 휴대전화 데이터를 무료로 주는 금융 상품을 내놨다. SK텔레콤 제공
‘신용카드를 잘 모르면 마일리지 혜택이 있는 카드부터 사용하라.’

이제 막 자산 관리를 배우기 시작한 신입 직장인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이런 마일리지 상품의 인기를 ‘이동통신 금융 상품’이 넘보고 있다. 통신비 인하 요구를 받는 이동통신사와 핀테크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금융권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최근 양측의 ‘동맹’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 적금하면 데이터가 이자로 쌓인다

이동통신 금융 상품은 사용 실적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 주거나 스마트폰 구입비를 지원하는 걸 넘어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를 이자로 지급하는 데까지 진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신한은행과 손잡고 데이터 특화 금융 상품을 내놨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신한 T주거래 적금’에 가입하면 우대 금리 혜택과 함께 매월 데이터 기본 제공량의 10%가 무료로 지급된다. 일종의 ‘데이터 이자’인 셈이다. 적립된 데이터는 적금 만기 후에 일정 기간 나눠 쓸 수 있다. 1년짜리 적금에 들었을 때 기본 제공량의 120%의 데이터 이자를 받게 되며 이를 만기 후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신한 T주거래 통장’으로 이동통신비를 자동 이체할 경우에는 각종 수수료를 면제할 뿐만 아니라 3개월 동안 기본 데이터 제공량의 50%를 추가로 제공하기도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젊은 층은 데이터 제공량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융사와 손잡고 이런 상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국민은행과 이달 8일 데이터 특화 통장 상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입자가 통장을 개설하고 자동이체 요금 납부를 신청하면 월 최대 약 500MB의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난달 26일에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이동통신 할인 혜택을 강화한 라이트할부형 카드를 출시했다. 가맹점 구분 없이 전월 실적에 따라 1만∼1만5000원의 통신 요금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카드 할부를 쓸 수 있는 스마트폰 구매 가격 제한도 기존 10만 원 이상에서 5만 원 이상으로 낮췄다.

KT는 이미 2014년 12월 신한·현대·KB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와 손잡고 ‘올레 슈퍼카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매월 최대 1만5000원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 중금리 대출로 커지는 행보

올해 상반기(1∼6월)를 분수령으로 이동통신 3사와 금융권의 협업 관계는 할인 혜택을 넘어 공동 사업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과 신한카드는 이르면 4월에 3개월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용카드 대출 및 카드론이 사실상 불가능한 낮은 신용등급의 고객이지만 이동통신료 체납이 없는 SKT 고객을 선별한 뒤 심사를 거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현재 카드론 금리를 20%대에 받는 고객이 SKT로부터 우수고객 추천을 받으면 최대 16%까지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측은 “사회 초년생 등 금융 거래 정보가 부족해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이르면 상반기 중 국내 시중은행과 협력해 비슷한 구조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공동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동통신사#은행#카드#금융#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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