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열사의 땅에서 일군 ‘알루미늄 돔’ 성공신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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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브리지산업㈜

사우디아라비아 Yanbu 알루미늄 돔 커버 52m 현장 사진.
사우디아라비아 Yanbu 알루미늄 돔 커버 52m 현장 사진.
“열사의 땅에서 기적을 일궜습니다.”

탁구현 대표
탁구현 대표
1년 2개월 전인 2015년 1월. 탁구현 월드브리지산업(주)(www.worldbridge.co.kr) 대표는 을미년 새해 첫 일출을 뒤로하고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국영기업 중 하나인 ‘NWC’에서 알루미늄 돔(식수 저장용 탱크) 납품계약을 따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열사의 모래먼지가 뒤덮은 사막엔 생과 사를 가르는 수주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탁 대표는 그날의 긴박함과 긴장감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날은 우리가 제작 중인 세계 최대 크기 내경 120m 물탱크의 알루미늄 돔 루프(Roof)가 역사적인 순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중동 플랜트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보류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굴지의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마침내 100억 원이 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켰으니까요.”

월드브리지산업의 낭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해 4월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300만 달러의 추가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는 아시아, 유럽을 넘어 남미시장까지 한국의 알루미늄 돔 루프 기술력을 널리 알린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기회의 땅’인 남미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월드브리지산업은 현재 김포공장에서 자체 기술력만으로 내경 120m 규격 알루미늄 돔 루프를 제작하고 있다.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의 이 제품은 시공 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월드브리지산업은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체에 설치된 원유 저장탱크 등에 쓰이는 ‘덮개’를 설계부터 제작, 납품,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SK와 GS,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유수 정유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 회사는 특허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독일, 일본, 호주에서 이미 특허를 획득했고, 인도와 터키, 중국, 오스트리아에도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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