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銀, 글로벌 통화전쟁에서 살아남을 전략 세우고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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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어제 2월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수출 부진과 미국 및 유로존의 미약한 경기회복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한 8개월 연속 금리수준 유지다. 그 대신 한은은 중소기업을 위해 시중은행에 연 0.5∼1.0%의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를 9조 원 더 늘리는 단기 정책카드를 꺼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201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조와 대비되는 발언이다. 최근 일본에서 보듯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펴고도 국고채로 돈이 잠겨드는 예외적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어느 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 어렵게 됐음을 뜻한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는 통화전쟁으로 달려가는 추세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근린궁핍화 정책의 재연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3월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어제 긴급좌담회에서 “외환보유액 3673억 달러로는 부족하고 4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이 섣불리 움직이면 투기자본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7명의 금통위원들은 책상머리에서 일어나 국내외 금융현장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물밑 작업을 통해 미국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한미일 통화 삼각동맹’을 구축해 통화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행#이주열#통화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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