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년 만의 2%대 성장의 벽, ‘규제 빅뱅’ 없이 못 깬다

  • 동아일보

작년 경제성장률이 2.6%로 2012년 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밝혔다. 세계 경제 동반침체에다 주력기업의 기술 경쟁력 하락이 겹치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성장세를 꺾는 직격탄이 됐다. 그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선 서부텍사스산원유 3월 인도분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5.8% 떨어졌다. 성장의 천장에 부딪힌 한국 경제가 저유가에 따른 글로벌 침체라는 악재까지 만난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장률 목표치(3.1%) 달성이 암울한데도 뾰족한 해법이 없다. 한국 경제의 기초실력인 잠재성장률이 3%대에서 2%대로 주저앉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조업의 외형이 줄어드는데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여전히 전통 제조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도 그대로다. 정부는 재정절벽(경기부양 실탄 소진), 기업은 투자절벽(고용여력 바닥), 가계는 소비절벽(민간지출 정체)이라는 한계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로서는 당장 정책 수단이 없다고 하지만 꼭 실천해야 할 과제인 ‘규제 빅뱅(대폭발)’은 착수조차 않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제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 “정해진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규제의 틀에서는 혁명적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것, 저것만 하라’는 포지티브 규제를 ‘이것, 저것 말고는 다 하라’는 네거티브로 바꾸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는 얘기다. 발광다이오드(LED)업체인 ‘아이스파이프’는 작년 초 80W(와트)와 110W짜리 고효율 램프를 개발했지만 고효율인증을 60W까지만 해주는 규제에 묶여 판로가 막혔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융복합 산업이 생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단일 산업에 적용해온 과거 규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8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푸드트럭 규제 완화 같은 변죽만 울렸다.

포지티브 규제 철폐는 정책 테이블에 바로 올려야 할 발등의 불이다. 박 대통령은 실타래 같은 규제를 단칼에 없애는 발상의 전환을 못 하는 이유를 장관들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다음 정권에서 문책당할지 모른다며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집단 내부의 보이지 않는 벽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꽉 막힌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안 타령만 하다가는 절벽 100m 앞에 선 한국 경제에 날개를 달 수 없다.
#규제빅뱅#경제성장률#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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