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공모주시장… “한달새 상장철회 10곳”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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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株들 주가도 하향곡선… 美금리인상 앞두고 투자심리 위축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엘피케이는 11일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었지만 반응이 냉담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재 상태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상장을 늦추기로 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피케이를 포함해 최근 한 달간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10곳이다. 9일 전자부품 제조업체 아이엠텍, 4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안트로젠, 지난달 30일 광학렌즈 제조사인 삼양옵틱스와 의약학개발업체 큐리언트 등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다.

공모주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새내기주(株)들의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17곳 중 11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건 제주항공(32.83%) 등 4곳에 그쳤다. 상장 첫날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던 제주항공도 7일 상장 후 최저가로 떨어지는 등 한동안 선전했던 공모주들마저 주춤거리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데는 올 하반기(7∼12월)에 침체된 국내 증시의 영향이 크다. 상반기 증시 활황을 타고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이 늘었지만 하반기에 시장이 침체되면서 공모주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까지 예상돼 공모주 시장의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 제약·바이오 등 성장산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도 공모가를 적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 호텔롯데라는 ‘초대어급’ IPO가 예정돼 시장에 남아 있던 수요마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공모주 시장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신중히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의 박영호 상무는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하이일드펀드나 공모주펀드 등 간접투자도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호텔롯데처럼 확실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소수 공모주 청약 외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공모주시장#상장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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