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증시… 채권혼합형펀드에 뭉칫돈

정임수기자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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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발 변수로 국내 증시가 안갯속에 빠져들면서 채권혼합형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채권혼합형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골고루 투자해 ‘은행금리+알파’의 수익을 노리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이다. 최근엔 중위험·중수익의 대표 주자였던 주가연계증권(ELS)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채권혼합형펀드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겹치면서 채권 금리 하락세(채권 가격은 상승)가 이어지고 있어 채권혼합형펀드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5년만기 국고채 금리 사상 최저치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로 4조9473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전체 유입자금(1조2474억 원)의 4배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조8000억 원이 순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채권혼합형펀드는 자산의 60%가량을 우량 국공채에 투자해 일정 부분 이자 수익을 챙기고 나머지 40% 미만은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공격적인 주식형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거나 약세일 때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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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들어 급등했던 증시가 7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채권혼합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일 현재 평균 3.69%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3.98%)에 근접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비교하면 채권혼합형펀드(0.69%)가 주식형펀드(―2.75%) 성적을 웃돈다.

최근 채권 가격의 강세(채권 금리는 하락)도 채권혼합형펀드 성과에 힘을 보태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말 사상 최저치인 연 1.568%로 떨어졌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이달 5일 1.721%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저성장 기조 속에 채권 금리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채권혼합형펀드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가치주·배당주 결합한 채권혼합형 인기


채권혼합형펀드는 특히 은행권에서 집중적으로 팔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채권혼합형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말 3조1821억 원에서 8월 말 현재 7조459억 원으로 급증했다.

보수적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채권혼합형펀드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 1%대 초저금리 상황에서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자금이 많이 몰린 채권혼합형펀드는 퇴직연금펀드 같은 절세상품이거나 자산의 40% 미만인 주식투자분을 가치주, 배당주에 주로 할당하는 펀드들이 많았다. 올 들어 자금을 가장 많이 끌어모은 채권혼합형펀드는 ‘KB가치배당40’으로 7일 현재 1조3368억 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65%, 최근 1년 수익률은 5.54%로 은행 예·적금 금리를 훌쩍 뛰어넘는다. ‘KB퇴직연금배당40’(7002억 원) ‘메리츠코리아’(6442억 원)에도 올해 60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혼합형펀드는 올해 투자 트렌드인 절세 및 중위험·중수익 상품과의 장점을 결합해 은행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안개#채권혼합형펀드#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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