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외국인… 코스닥 두 달 만에 700선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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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차익 매물 쏟아져

코스닥지수가 18일 3% 넘게 급락하며 7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투자가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소형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4,000 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중국 증시는 이날 6% 이상 폭락하며 3,700 선으로 주저앉는 등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2.21포인트(3.08%) 내린 699.80으로 장을 마쳤다. 6월 3일(696.97) 이후 약 두 달 만에 700 선을 내줬다. 지난달 20일 연중 최고치인 782.64를 찍은 지 한 달 만에 82.84포인트(10.58%)가 빠진 것이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2.26%)을 비롯해 다음카카오(―4.23%), CJ E&M(―7.1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매도세를 이끌었다. 기관 투자가들이 774억 원, 외국인투자가들이 281억 원어치를 매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1027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과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악재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보다 성장 가능성 때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국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불안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코스닥이 조정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연초부터 7월 고점까지 약 40% 상승했다”며 “그동안 너무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도 전날보다 12.26포인트(0.62%) 내린 1,956.26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2월 16일(1,956.28) 이후 약 6개월 만에 1,950 선으로 떨어졌다. 이날 212억 원어치를 팔아 9일째 매도세를 이어간 외국인투자가들은 9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1597억 원을 빼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7월 한 달 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서 5조 원 가까운 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7월에만 주식 2조2610억 원어치, 상장채권 2조6180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주식과 채권을 합한 순유출 금액이 약 4조8790억 원으로 2011년 8월(5조8000억 원) 이후 가장 컸다. 6월에 3890억 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두 달 연속 ‘셀 코리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7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규모는 전달보다 14조5000억 원 줄어든 430조5770억 원이다. 전체 시총의 28.9%로, 2009년 7월 28.7% 이후 가장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과 환율 문제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단기성 투자자금 위주로 회수하고 있으며, 당분간 유출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증시는 전날보다 245.5포인트(6.15%)나 폭락하며 3,748.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32%), 대만 자취안지수(―0.44%)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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