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준중형 아파트’ 인기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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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부동산시장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전용면적 60~83㎡의 준중형 아파트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분양시장에서 검증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설사들이 공급을 꺼려했지만, 최근에는 짜임새 있는 평면구성으로 중형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실속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백조로 탈바꿈한 준중형 아파트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 13만7299채 가운데 전용 60~83㎡ 준중형 아파트가 전체의 25.1%(3만4397가구)를 차지했다. 2013년 상반기 공급물량에서 준중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준중형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준중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 2차’의 66㎡ 가격은 4억6500만 원으로 1년 전(4억3000만 원)보다 8.1% 올랐다. 같은 단지 내 84㎡가 5억3000만 원에서 5억5750만 원으로 5.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 크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에서도 전용 65㎡가 1년 새 18.8% 올랐다.

그 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준중형은 전용면적 규모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소형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중형 이상은 거주 목적으로 수요가 꾸준한 반면, 준중형은 전·월세를 놓기에는 부담스럽고 입주하기에는 좁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베란다 확장과 효율적인 평면 구성으로 전용 60~83㎡만으로도 과거 중형보다 오히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는 소형아파트의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준중형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형이나 중대형에 비해 준중형은 물량이 많지 않아 수요가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대행사 포애드원의 신경희 팀장은 “준중형 아파트는 전용 84㎡와 비교해 평면이나 구조는 비슷하면서 가격이 낮다”며 “저렴한 가격에 중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 하반기 준중형 잇따라 분양

준중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의 뛰어드는 건설사들도 속속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소형을 선호하는 독신자나 신혼부부들도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낳으면 넓은 아파트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 대형에 가까운 중형보다는 실속 있는 준중형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게 건설사들의 판단이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7월 부산 연제구에서 분양하는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은 전체 1168채 중 146채가 전용 72㎡다. 포스코건설은 8월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지구에서 ‘기흥역 더샵’을 분양하며 1394채 중 전용 72㎡를 367가구 선보인다.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 선보이는 ‘부천 3차 아이파크’는 184채가 모두 59~70㎡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준중형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준중형의 인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월 경기 하남시 현안2지구에서 선보인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 뜰’에서는 전용 74㎡이 9.42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6월 부천 옥길지구에서 분양한 ‘옥길 호반베르디움’도 전용 73㎡가 3.83대1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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