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늘린 여름휴가, 평균 4.6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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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줄어 2014년보다 0.4일 ↑ 휴가비 지급 기업은 1.3%P 감소

경기 불황으로 생산이 위축되면서 올 여름휴가 일수가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421개 기업(중소기업 327곳, 대기업 94곳)을 대상으로 ‘2015년 하계휴가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올해 여름휴가 일수는 평균 4.6일로 지난해(4.2일)에 비해 0.4일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4.8일)과 중소기업(4.5일)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0.1일, 0.5일 증가했다.

여름휴가 일수가 증가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생산량 감축’(4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근로자 복지 확대’(25.7%) ‘연차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22.9%) ‘단체협약 개정’(8.6%) 등이 뒤를 이었다. 임영태 경총 경제조사1팀장은 “경기가 활성화돼 공장을 계속 돌려야 하면 휴가 일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생산량이 감축되면 공장이 쉬어야 하고, 조업(操業) 일수를 줄여도 큰 문제가 없으니 휴가 일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 10곳 중 7곳은 경기 상황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최근 경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에 비해 ‘매우 악화됐다’(22.4%) 혹은 ‘악화됐다’(49.4%)고 응답한 비율이 총 71.8%였다. 전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26.5%, 개선됐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경기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중은 대기업(68.5%)보다 중소기업(72.5%)에서 높았다. 경기 악화의 이유로는 ‘글로벌 경제 부진에 따른 세계 교역 규모 감소’ ‘엔화 약세로 인한 기업 경쟁력 저하’ ‘메르스 불안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가계 부채 과다로 소비 부진’ 등이 꼽혔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중 휴가비를 주는 기업은 70.1%로 지난해(71.4%)에 비해 다소 줄었다. 다만 기업들이 주는 평균 휴가비는 57만4000원으로 지난해(56만2000원)에 비해 2.1%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62만3000원, 중소기업이 55만8000원이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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