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그리스와 중국발(發) 악재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변동성이 큰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가속화돼 코스피가 다시 2,000 선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지난 한 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과 중국 증시 급등락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2,100 선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9일 장중 2,000 선이 붕괴되며 1,980대까지 밀렸다가 대외 악재가 다소 진정되자 2,030 선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변수들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이 같은 출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론이 우세하던 그리스 사태는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11일(현지 시간) 그리스 정부의 강도 높은 긴축개혁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그리스 의회를 통과하고 채권단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사태 해결의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그리스의 개혁 의지와 신뢰성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오면서 12일 열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의 결과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증시는 ‘패닉’에서 벗어났지만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국 증시는 거래가 정지됐던 종목들이 거래를 재개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발표될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인 6.8%를 밑돌 경우 증시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10일까지 6거래일 연속 1조2000억 원이 넘는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6월 한 달간 순매도 규모(약1조500억 원)보다 많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유럽 자금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계 자금도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근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17조5136억 원) 가운데 중국 본토 및 유럽 펀드의 비중이 53%를 넘어선다. 악재가 불거진 중국 본토 및 유럽 펀드는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 9일 현재 중국 본토 주식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9%, 유럽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7%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달 1600억 원가량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던 중국 본토 펀드에는 오히려 이달 들어 390억 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문가 우려와 달리 중국 증시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은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급변동성이 계속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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