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4% 상반기 임금협상 끝내… 15년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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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동결-인하 사업장 늘어

국내 100인 이상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올해 상반기에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어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 타결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게 인상한 사업장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100인 이상 사업장 1만571곳 가운데 올해 6월 말 현재 임금 교섭을 타결한 사업장은 4615곳(43.7%)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타결률이 40%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47.5%) 이후 처음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6.2%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노조가 없는 기업들은 절반 이상(53.1%)이 이미 임금 교섭을 타결해 지난해 상반기(19.1%)보다 24%포인트나 증가했다. 노조가 있는 기업의 타결률(17.9%)도 지난해보다 4.3%포인트 늘어난 것.

고용부 관계자는 “정년 60세 의무화를 앞두고 있는 데다가 경기 침체가 계속돼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서둘러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금 총액 인상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교섭을 상반기에 타결한 사업장의 인상률은 평균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사업장의 비율(17.7%)도 지난해(9.2%)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고, 통상임금 인상률 역시 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임금교섭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절반 가까이(48.0%)가 ‘기업 실적 및 성과’를 꼽았다. 경기 침체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다 보니 임금 인상률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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