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매력적 디자인+정통 SUV DNA+파격적 가격’ 3박자 갖춰

  • 동아일보

핫드라이브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스포츠’
기자 2인의 솔직한 시승기

재규어랜드로버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디스커버리스포츠가 국내에 출시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재규어랜드로버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디스커버리스포츠가 국내에 출시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이들도 랜드로버라는 브랜드는 익숙하다. 수년째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역이 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구매하기 위해 자동차 매장과 인터넷을 뒤졌던 이들이라면 랜드로버는 꿈의 브랜드다. 전 세계 SUV 차량의 최정점에 서 있는 이 브랜드의 위치는 그만큼 견고하다.

하지만 한국의 거리에서 랜드로버 브랜드의 SUV를 보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수입차 열풍이 불었지만 그 주역은 BMW와 벤츠, 아우디의 중형 디젤 세단이다. 랜드로버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율은 올 1분기(1∼3월) 기준 2.81%에 불과하다. 1억∼2억 원대를 호가하는 돈을 주고 SUV 차량을 살 수 있는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많지 않다.

최근 출시된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스포츠는 이런 브랜드의 한계를 과감히 깨버렸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오프로드를 달리는 정통 SUV의 DNA, 여기에 상대적으로 파격적인 가격이라는 삼박자 덕분이다. 동아일보 자동차팀의 정세진 김성규 기자가 14일 서울시내의 온오프 도로를 달리면서 디스커버리스포츠(HSE럭셔리 모델)를 체험해봤다.

제리 맥거번이 만든 ‘디자인 혁신’

정세진(이하 정)=이 차를 처음 보면 무엇보다 디자인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김성규(이하 김)=동글동글하면서도 덩치가 조금 느껴지는 느낌, 딱 보면 예쁘다는 생각.

정=기존 디스커버리 모델이 직선이 강조됐다면 이번 모델은 확실히 곡선을 강조했네.

김=후면의 곡선부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신경을 쓴 것 같네요.

재규어랜드로버 디자인 혁신의 중심에는 두 명의 걸출한 디자이너가 있다.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재규어의 디자이너인 이언 컬럼과 랜드로버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제리 맥거번이다. 맥거번은 2008년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랜드로버의 콘셉트카인 LRX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주목을 끌었다. 직선이 강조된 기존 랜드로버 차량이 다분히 마초적이었다면 LRX는 곡선의 맵시를 그대로 살려냈다. 이후 콘셉트카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한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단숨에 랜드로버 브랜드의 인기 모델로 떠올랐다.

정=콤팩트한 SUV라 실내 공간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큰데.

김=특히 머리 위쪽으로 공간이 넉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파노라마 선루프랑 결합돼 실제 공간보다 훨씬 넓어진 느낌….

정=기어가 스틱형이 아닌 조그셔틀형으로 돼 있어 당기는 맛은 없지만 그 덕분에 수납할 공간은 더 많아진 것 같아.

랜드로버 측은 디스커버리스포츠의 모든 바퀴를 차체에서 최대한 밖으로 설치했다고 설명한다. 이 덕분에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에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뒷좌석 레그룸을 확보했다. 뒷좌석 시트의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을 모두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드&리클라인’ 기능도 눈에 띈다. 뒷좌석 시트를 앞쪽으로 바짝 당기면 트렁크 공간이 더욱 넓어져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앞 열 좌석보다 뒷열의 머리쪽 부분은 50mm 높아 충분한 헤드룸도 확보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디스커버리스포츠의 앞뒤 도어에 달린 포켓 공간은 13.8L로 동급 SUV 모델이 제공하는 수납공간보다 두 배 이상 넓다”고 설명했다.

도로에 따른 주행 선택


190마력, 42.8kg·m의 토크를 제공하는 디젤엔진에 9단 자동 변속기가 만들어내는 주행 성능은 도심에서는 무난하다. L당 11.2km의 연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제로백)에는 8.9초가 걸린다. 과거 기자가 타본 2억 원대의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LWB)가 주던 최고급 세단의 느낌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비포장도로나 언덕에 들어서면 디스커버리스포츠의 존재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김=언덕길을 내려갈 때 내리막길속도제어장치(HDC)를 쓰면 확실히 운전하기가 편한데요.

정=곡선이 많은 험한 산길에서 유용할 것 같아.

김=언덕에서 혹시라도 차량이 넘어질까 걱정되는데요.

정=차량 한쪽의 바퀴가 경사면에 기대고 있어도 안정적인 자세가 유지되는데….

HDC 기능은 시속 5∼30km 사이에서 최대 속도를 설정하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조작 없이도 정해진 속도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크게 쓸 일이 없지만 산악지형이나 급격한 내리막길에서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에서는 ‘전자 제어식 센터 커플링’ 장치가 앞바퀴와 뒷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차량의 균형을 유지해준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지형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일반과 풀·자갈·눈, 진흙, 모래 등 4가지 지형 모드를 선택하면 스티어링과 기어박스 등이 이에 맞춰 조정된다. 포장도로에서도 진흙과 모래 지형을 선택하면 타이어가 땅을 움켜쥐듯 붙잡는 느낌이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영국의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16개의 스피커는 수준 높은 사운드를 전 탑승객에게 전달한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SD4 SE가 5960만 원, HSE럭셔리가 6660만 원이다.

▼ 재규어랜드로버? ▼

영국 태생의 재규어랜드로버는 세단 및 스포츠카를 만드는 재규어와 4륜구동의 오프로드용 차량을 만드는 랜드로버 브랜드를 갖고 있다. 랜드로버는 최고급 사양인 레인지로버를 비롯해 디스커버리와 프리랜더 그리고 극한 도로용에 이용되는 디펜더 모델이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디펜더와 프리랜더를 단종시킬 계획이다. 대신 디펜더의 주행능력과 랜드로버 브랜드의 엔트리모델인 프리랜더의 콘셉트를 결합시켜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양산형 디스커버리스포츠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앞서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레인지로버는 2005년 레인지로버스포츠 모델로도 출시됐다. 2010년에는 몸집을 확 줄인 레인지로버 이보크 모델을 생산하면서 랜드로버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이보크는 최근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카브리올레 모델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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