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스마트폰이 도시간 관광전쟁 촉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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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WTTC총회 현장
국가별 경쟁보다 도시단위 유치전… SNS 등 활용 늘어 새 홍보수단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총회가 15, 16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대형 박람회장인 이페마(IFEMA)에서 열렸다. WTTC 제공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총회가 15, 16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대형 박람회장인 이페마(IFEMA)에서 열렸다. WTTC 제공
스페인 마드리드의 대형 박람회장 이페마(IFEMA)에서 15일부터 이틀 동안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주최로 제15회 글로벌 총회가 열렸다. ‘관광업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 행사에 참여한 전 세계 업체 관계자들은 변화무쌍한 환경에 놓인 관광시장에서의 생존 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탈립 리파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 마리오 하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 대표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분열과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화두는 저가 항공 활성화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관광시장의 판도 변화였다.

특히 저가항공 이용객이 늘면서 관광객 유치 전쟁이 국가 단위에서 도시 단위로 바뀌고 있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로저 도 미국여행협회 대표는 “저가항공 활성화로 도시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뉴욕 올랜도 시카고 등 미국의 각 도시는 다른 도시와의 차별점을 내세워 관광객 유치에 열을 쏟고 있다”며 “이제는 국가 단위가 아닌 도시 간 관광객 유치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도 관광업계의 판도를 바꿔 놓는 또 하나의 큰 변화로 지목됐다. 폴 그리피스 두바이공항 대표는 “모바일 기기를 가진 관광객들이 여행 도중에도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뜬 여행 리뷰를 참고해 순간적으로 여행할 도시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각 도시들은 똑똑해진 관광객들을 모시기 위해 스마트폰을 홍보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를 가진 숙박업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일반 가정집을 여행자들의 숙소로 공유하는 에어비앤비나 세계 최저가 호텔 상품을 제공하는 익스피디아 등이 고전적인 호텔업계보다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 세계 관광기업들의 뜨거운 각축장에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유일한 WTTC 정회원인 롯데호텔의 일부 실무진이 참석한 것이 유일했다. 데이비드 스코실 WTTC 회장은 “올해 한국은 관광산업을 통해 전체 GDP의 6%에 해당하는 89조812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지만, 업계와 정부가 해외 홍보 마케팅이나 규제 철폐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향후 10년 동안 10만여 명의 업계 고용과 9조4800억 원의 GDP가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드리드=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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