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리조트 지분 빼고 금호고속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우선매수청구권 답신 보내… IBK펀드 측선 부정적 반응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인수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 마감일인 9일 현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에 금호고속을 인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지난달 23일 IBK펀드 측이 제안한 매각 가격 4800여억 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는 빼고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금호리조트의 해당 지분에 대한 장부가는 770억 원 정도여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약 4000억 원 초반대에 금호고속을 인수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역제안은 결국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고속뿐만 아니라 금호산업도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탄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향후 3개월 안에 금호고속 인수대금을 내야 하는데, 금호산업 인수전과 맞물려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박삼구 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를 동원하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어서 자신을 도와줄 ‘우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단 ‘조건부’ 제안을 통해 IBK펀드 측이 제안을 검토하고 양측이 협상할 여지를 만들면서 일단 시간을 벌어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IBK펀드 측이 이런 제안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IBK펀드로서는 매각가가 낮아질 뿐 아니라 추후 금호리조트 지분을 따로 매각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만약 금호산업이 제3자에 매각될 경우 재협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BK펀드가 역제안을 거절한다면 다시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외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는 없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금호아시아나#금호고속#IBK펀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