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로 외국산 과일 수입이 늘면서 국내산 과일이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 등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996년부터 2014년까지 계절별 주요 과일류의 물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수입과일과 국산과일의 품목별 소비경합 관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바나나와 오렌지, 포도, 체리 등 주요 수입 과일의 물량이 10% 증가하면 국내산 다소비 과일 품목의 가격은 0.5∼1.0%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하락은 곧 소비가 줄었다는 점을 뜻하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외국산 과일의 국내산 과일 대체 효과에 따른 수요 감소를 뚜렷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품목별로는 외국산 포도와 체리가 봄과 여름에 국내산 수박, 참외, 포도를 대체했고 바나나와 오렌지는 배와 단감, 사과, 감귤 등의 국내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조사에서는 여름철 체리 수입 물량이 10% 증가하면 국산 포도와 참외 가격이 0.4%, 0.3%씩 하락했고 겨울철에 수입되는 바나나는 배와 단감 가격 하락에 각각 0.5%와 1.0%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나나는 봄에는 수박(―0.7%), 여름엔 포도(―0.6%), 가을철엔 사과(―0.8%)의 가격을 떨어뜨려 1년 내내 국산 과일의 소비 감소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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