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에서 LG전자 세탁기와 의류건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모습. LG전자는 북미 의류건조기 시장에서 선두 월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세탁기 ‘성공 스토리’를 의류건조기 사업에서도 이어갈 태세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의류건조기의 북미(미국 캐나다) 시장 판매량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1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지역의 연간 시장 규모는 약 640만 대. LG전자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1위 업체인 미국 월풀과의 격차를 3%포인트 이내로 줄였다. LG전자가 처음 의류건조기를 내놓은 2002년에는 월풀과 캔모어, 메이텍 등 3개 현지 기업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추격의 비결로는 7년째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세탁기와 연계한 ‘쌍둥이 전략’이 꼽힌다. 북미 지역은 세계 의류건조기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빨래를 널어서 말리지 않는 문화 때문에 세탁기 구매자 10명 중 8명은 건조기를 함께 산다.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장은 “북미 시장에서는 의류건조기를 세탁기와 한 쌍으로 팔아야 한다”는 전략을 짰다. 단독 제품이 아니라 세탁기와 함께 구매해 가정에 배치할 수 있도록 사이즈와 디자인을 고안했다. 세탁기에서 꺼낸 빨래를 건조기에 넣기 편하도록 두 방향으로 입구를 열 수 있게 하는 등 세밀한 부분도 개선했다.
LG전자는 내년에는 월풀까지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기는 에너지 효율화 기술이다. 지난달 말부터 판매가 시작된 ‘에코하이브리드’는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히트펌프’ 방식의 의류건조기다. 히트펌프는 배기구 열을 재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비량이 절반 이하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에코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20여 종의 의류건조기 를 새로 내놓기로 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의 소비 패턴은 세탁기 선택 후 의류건조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 건조기를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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