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경기 성남시 한국도로공사 교통정보센터 교통상황실에서 5일 만난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은 “국민의 눈으로 보면서 고속도로 관리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모든 고속도로를 관리자가 아닌 국민의 눈으로 보겠습니다. 관리자는 현상 유지를 하기 마련이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면 바꿔야 할 것이 보이니까요.”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닷새 앞둔 5일 경기 성남시 도공 교통정보센터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취임 이후 그는 도공의 ‘관리자 마인드’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한때 ‘비싼 기름값’의 대명사였던 고속도로주유소를 경쟁력 있는 주유소로 만든 것이다.
김 사장은 “평소 ‘고속도로주유소는 기름값이 왜 비쌀까’ 의아해했다”며 “알아보니 기름을 비싸게 사와서 비싸게 팔 수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60개에 이르는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제각각 기름을 구매했던 시스템을 바꿔 공동구매를 하도록 했다. 연간 총 1억3000만 L를 입찰에 부치니 대형 정유사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했고 자연스레 구매 원가가 낮아졌다. 8월 기준 기름값은 전년보다 L당 20원 이상 떨어졌다. 고속도로주유소는 알뜰주유소라는 이름을 거쳐 현재는 ex-OIL로 변신했다.
2만5000원짜리 ‘저가’ 하이패스 단말기를 출시한 것은 또 다른 변화다. 김 사장은 “하이패스가 도입된 지 8년 가까이 됐지만 단말기 보급률이 50%를 밑돌고 있어 이유를 알아보니 가장 큰 걸림돌이 10만 원 정도로 비싼 단말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능을 단순화한 보급형 제품을 내놓기 위해 제조업체를 수소문했고 100만 대를 대량 발주했다. 김 사장은 “9월 출시했는데 폭발적으로 팔려 나갔다”며 “앞으로 보급형 단말기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도공은 창립 45주년을 맞은 올해 ‘국민행복 100약(約)’을 선포했다. 100대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개선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요금소, 줄을 길게 늘어서야 하는 휴게소 여성화장실 등도 포함됐다. 김 사장은 “여성화장실의 경우 매년 단계적으로 늘리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불편이 큰 만큼 올해 안에 해결하도록 주문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연말이면 통행료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잘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 차선을 눈에 잘 띄도록 선명하고 지속성이 높은 도료로 덧칠할 계획이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해보다 높아진 점을 감안한 조치다.
국정감사 당시 이슈가 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무료 구간의 유료화에 대해선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9년에는 별도 요금소가 없어도 운행 구간을 자동 측정해 요금이 자동 부과되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완성된다”며 “하이패스 단말기가 80% 이상 보급되면 현재 요금 징수가 어려운 무료 구간도 유료 구간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도공은 11월 21일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김 사장은 “김천시대를 ‘제2의 창업’으로 여기는 한편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김천시와 도공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