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사치품 아닌 필수품”

  • 동아일보

세계 3대 유기농 인증회사 컨트롤유니언 홍 리 한국대표

네덜란드의 친환경 인증회사인 ‘컨트롤유니언’의 홍 리 한국 대표가 친환경 인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네덜란드의 친환경 인증회사인 ‘컨트롤유니언’의 홍 리 한국 대표가 친환경 인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네덜란드의 친(親)환경 인증회사인 ‘컨트롤유니언’과 함께 ‘착한 구스다운’의 표준을 지난달 개발해냈다. 일부 의류업체가 살아 있는 거위에서 털을 뽑는 잔인한 방식으로 패딩을 만드는 관행을 고치기 위한 노력이었다.

컨트롤유니언의 홍 리 한국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친환경 제품을 사치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필수재”라고 강조했다. 세계 3대 유기농 인증회사 가운데 하나인 컨트롤유니언은 70여 개국에 100여 개의 지사를 두고 친환경 인증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2008년 진출했다.

중국계 네덜란드인인 그는 “제품 등을 수출할 때 친환경 인증이 비(非)관세 장벽을 뚫을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7월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유기가공식품인증 동등성’ 제도가 발효돼 자국에서 유기 가공식품으로 인증받았을 경우 상대국에서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기농(Organic)’으로 표시하는 게 가능해졌다.

리 대표는 “미국에서 유기농 시장은 2003년 351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며 “친환경 시장이 커지는 시대적인 조류가 양질의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보성녹차가 컨트롤유니언으로부터 국제 유기 인증을 획득한 덕분에 미국과 유럽 수출 길을 뚫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친환경이라고 하면 농산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일상에서 소비하는 모든 제품이 친환경 인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컨트롤유니언이 최근 국제 해양수산관리협의회(MSC)의 친환경 인증을 한 행복중심생협연합회의 ‘착한참치’가 대표적이다. 컨트롤유니언은 참치 캔의 주원료인 다랑어가 채낚기(미끼 없이 잡는 방식)로 잡히는 방식임을 인증했다.

“기존 집어 장치를 이용하면 바다거북과 상어 돌고래 등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생물까지 잡힐 수 있어요. 수산물에 대한 친환경 인증이 수산 자원 고갈을 막는 등 해양 생태계 보전에 큰 역할을 하지요.”

그는 “영국의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운영하는 식당인 ‘피프틴’은 MSC 인증을 받은 수산물만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해양수산부도 MSC 국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수산물에 대해서도 친환경 인증이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컨트롤유니언은 유럽 목재규정(EUTR)에 따라 목재를 검증해 가구 등에 쓰이는 목재가 불법 벌목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를 따질 수도 있다. 리 대표는 “사회가 성숙됨에 따라 친환경이 소비 기준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며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다음 세대까지 감안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친환경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유기농#컨트롤유니언#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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