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길거리 음식의 맛있는 반란… ‘스트릿츄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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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간식의 화려한 변신
쇼콜라 퐁듀·뱅쇼와 곁들여… 특별한 디저트로 인기몰이

올해 2월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한 모퉁이에 길거리 음식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 유러피언 디저트 카페가 등장했다.

‘스트릿츄러스’라는 이름의 이 가게는 구부러진 꽈배기 모양의 츄러스를 선보여 길거리 음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츄러스는 스페인 전통 간식이다. 원래는 긴 막대 모양이지만, 스트릿츄러스에서는 스페인에서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말발굽 모양으로 튀겨낸다. 놀이동산의 흔한 츄러스와는 많이 다르다. 이곳은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소스와 함께 즐기는 스페인 정통 츄러스다. 주문 즉시 눈앞에서 하얀 반죽을 뽑아 하루에 한 번 갈아 쓰는 깨끗한 기름에 튀겨 준다.

소상우 대표
소상우 대표
여기에 세계 3대 향신료로 꼽히는 ‘시나몬(계핏가루)’을 뿌려 맛과 향을 더했다. 따끈하고 쫄깃하면서 달콤한 츄러스는 한 번 맛보면 누구나 빠지게 된다. 특히 매장에서 직접 끓인 ‘쇼콜라 퐁듀’를 곁들이면 독특하고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쇼콜라 소스는 초콜릿 함량이 무려 90%나 된다. 귀리, 밀싹 등 몸에 좋은 10여 가지 곡물이 첨가된 반죽도 냉동 보관하지 않고 매일 직접 만든다.

길이 50cm 츄러스 하나의 가격은 불과 2000원. 맛도 맛이지만 주머니 가벼운 청춘들이 뜨겁게 열광하는 이유다. 소상우 스트릿츄러스 대표가 체코 프라하 여행 중 우연히 맛본 음료인 ‘뱅쇼’도 달콤한 츄러스에 잘 어울린다. 와인에 과일과 계피를 넣어 만든 뱅쇼 한 잔에 츄러스를 곁들이면 유럽 골목 어딘가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특별한 디저트의 맛은 삽시간에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스트릿츄러스를 찾는 손님은 갈수록 늘어났고 길게는 2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맛집이 됐다. 단조로운 거리 음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줄 서는 디저트 맛집으로 브랜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슬로건으로 하는 스트릿츄러스는 창업시장에서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태원점을 비롯해 현재 강남점, 숙대점, 건대점, 홍대점, 한양대점, 일산웨스턴돔점이 운영 중이며 향후 가맹점을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고 일어나면 간판이 바뀌는 살얼음판 같은 창업시장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고정관념을 깨고 매장 평수 7∼8평이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다.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청소, 설거지 부담이 덜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마진도 높은 수준이다.

스트릿츄러스의 성공에는 돈보다 이상과 열정을 좇은 청년창업가의 도전이 숨어 있다. 소상우 대표(33)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5년간 일하다 스트릿츄러스를 창업했다. 흔히 말하는 ‘엘리트’ 출신이지만 그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주어진 일만 하면서 월급날만 기다리는 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등 외식사업을 두루 거쳐 모두가 좋아하는 츄러스에 기회가 있다고 확신하고 이태원에 둥지를 튼 것이 스트릿츄러스의 시작이다.

소 대표는 “스트릿츄러스는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 마케팅으로 매출을 극대화시켜 점주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3년 내 국내를 넘어 테이크아웃 매장을 해외에 전파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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