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둔갑 중국産 불량 철근 꼼짝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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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4000t 불법 유통시킨 수입상 고소

철강업계가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불량 철근 4000t을 불법 유통시킨 수입상을 고소했다. 이 철근은 중량이 기준치에 한참 미달돼 건축물에 사용될 경우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대한제강은 자신들의 회사 롤마크가 위조돼 찍힌 중국산 철근을 각각 2000t씩 불법 수입 유통시킨 혐의(건설기술 진흥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철근 수입상 S사와 임직원 2명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서울남부지검의 지휘 아래 수사 중이다.

S사는 현대제철과 대한제강의 롤마크(각각 KHS, KDH)가 찍힌 중국산 철근을 부산항을 통해 수입해 유통한 혐의다. 한국산업표준은 2010년 6월부터 원산지와 제조자 등이 표시된 롤마크를 철근의 1.5m마다 새기게 하고 있다. 원산지는 롤마크의 첫 이니셜로 유추할 수 있다. 한국은 ‘K’, 중국은 ‘C’, 일본은 ‘J’로 시작한다. 문제가 된 중국산 철근은 ‘C’로 시작되는 롤마크가 찍혀 있어야 하는데 한국 철강업체가 생산한 것처럼 위조한 것이다.

특히 이들 철근은 중량이 기준치 대비 13% 적은 불량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겉모양은 같지만 철 함유량이 적어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하다. 아파트 99m²(약 30평)에는 철근이 약 5t 들어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은 건설 공사의 기본 자재”라며 “불량 철근을 쓰면 건축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들어 철근 수입이 급증하면서 불량 철근 유통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된 철근은 지난해 30만 t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26만5000t에 이른다.

철강협회는 1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건설 안전 강화를 위한 철강산업의 역할’ 세미나를 열고 국내산으로 둔갑한 불량 철근의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중국산#철강업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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