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핵심 브레인 현장배치… ‘마하경영’ 속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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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미래전략실 대대적 개편… 이인용 사장 등 삼성전자로 이동
회장→미래전략실→계열사 체제… 계열사 독자경영 강화로 변화
삼성전자 역할 크게 늘어날듯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1일자로 대규모 팀장 인사를 했다.

7개 실·팀 중 전략1팀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수장이 교체됐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로 주요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들이 대거 이동했다. 삼성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무게 중심을 싣고 ‘마하경영’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의도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설계도와 엔진,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하듯 삼성도 한계를 돌파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 지론이다.

30일 삼성 미래전략실은 신임 인사지원팀장에 정현호 경영진단팀장(부사장), 전략2팀장에 부윤경 삼성물산 기계플랜트사업부장(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장에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 기획팀장에 이수형 준법경영실 부사장, 경영진단팀장에 박학규 삼성전자 무선지원팀장(부사장), 준법경영실장에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래전략실에서 각각 인사, 홍보, 법무를 총괄해온 정금용 인사지원팀장(부사장),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은 각각 삼성전자 인사팀장, 커뮤니케이션팀장, 법무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승진한 육현표 신임 사장(전 미래전략실 기획팀장)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전략지원총괄 업무를 맡는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이던 김준식 부사장은 해외연수를 떠난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브레인 기능의 중심이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이인용 사장은 “삼성전자의 경영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인사와 커뮤니케이션, 법무 등에 미래전략실 팀장 출신들을 전진 배치했다”며 “미래전략실은 전무급과 신임 부사장급이 팀장을 맡도록 해 현장 지원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는 평소 “미래전략실이 계열사들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어선 안 되며 삼성전자 등 계열사 현장을 최대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1년여 동안 삼성전자와 관련해서 불산 누출 사고와 반도체 백혈병 이슈 등 적지 않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어서 고참급 인사들에게 책임을 맡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미래전략실이 여전히 각 계열사 부서보다 상급 부서인 것은 맞지만 신임 삼성전자 팀장들보다 후배인 전무, 부사장급이 미래전략실 팀장으로 배치됨에 따라 지휘체계에도 일정 부분 변동이 생길 것”이라며 “기존 미래전략실의 권한 중 상당 부분도 삼성전자로 이양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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