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차량 늘면 엉뚱한 사람 죽을 확률 높아진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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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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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차량 전성시대다. 상대적으로 연료소비효율이 높은 데다 약점으로 지적된 소음 등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특히 수입 차 시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물론 세단까지 디젤이 아니면 잘 안 팔릴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보다 디젤 차량이 훨씬 더 많이 보급된 곳은 유럽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영향으로 디젤 엔진이 대세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 유럽의 한 전문가가 디젤 엔진 차량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5년 이상 된 디젤 차량은 도시에서 운행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최근 보도를 보면 영국 정부의 자문기구로 대기 오염 관련 건강 위원회(the Department of Health's committee on air pollution) 책임자인 킹스칼리지 런던(영국 명문대)의 프랭크 켈리 교수는 '가솔린 차량을 디젤 차량으로 교체하라'는 지난 수십 년 간 정부의 권고는 '잘못된 길'로 안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켈리 교수는 온실가스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1970년대부터 각광받고 있는 디젤 엔진이 영국에서 매년 7000여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영국에 등록된 차량 중 절반 이상이 디젤 엔진 장착 차량이라고 한다. 디젤 차량에는 세금 혜택이 있다. 가솔린 차량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
그런데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 새 디젤 엔진이 장기적으로 사람의 건강을 악화할 수 있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계보건기구는 디젤 엔진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중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가솔린 차량의 공해방지 장치인 촉매변환장치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데 반해 디젤 차량의 그것은 아직 이에 못 미친다고.

이에 켈리 교수는 5년 이상 된 디젤 차량은 도시에서 운항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연식의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 배기가스에 건강을 해치는 부유 입자 물질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기에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 그는 디젤 차량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공해물질인 이산화질소(NO2)를 다량 배출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선 1년에 약 2만 9000명이 대기 오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켈리 교수는 그 중 약 25%(7250명)가 디젤 엔진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 탓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의들은 디젤 엔진 배출 물 등이 원인이 된 대기오염이 뇌졸중, 천식,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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