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용도별 제품 잇달아 출시 “올해 농사는 신발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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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기능 따라 선택 늘어… 작년 의류매출 성장률의 2.6배

아웃도어 업체들이 ‘신발’을 올해 매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신발 제품의 판매 실적이 기록적으로 높아진 것이 그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들의 신발 소비가 보다 다양해져 매출액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아웃도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신발 제품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 백화점이 매장에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지난해 매출을 조사한 결과, 신발 매출은 2012년보다 약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 성장률(약 8%)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회사별 매출을 봐도 마찬가지다. K2의 지난해 신발 부문 성장률은 28%(2012년 대비)였다. 이전에는 신발류 제품의 매출 성장률이 약 12%대였다. 상대적으로 신발 분야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머렐은 올해 1, 2월 들어 신발 분야 매출이 30% 이상 성장(2013년 같은 기간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을 두고 업계는 ‘한국인의 신발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예전에는 러닝화나 일반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용도별로 신발을 맞춰 신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등산화 업체 관계자는 “용도별로 제품을 하나씩은 사둬야 제대로 된 등산 마니아라는 이야기가 일반 등산객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를 따로 사가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신발 분야가 새로운 ‘효자’ 부문으로 떠오르자,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앞 다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업체에서는 “올해 신발 매출에 담당 직원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연히 마케팅 전쟁에도 불이 붙었다. 밀레는 워킹화 겸 트레킹화인 ‘아치스텝’ 시리즈를 최근 선보이면서 파격적인 고가(高價) 사은품을 내놓았다. 고어텍스 신발을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자체 제작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기기) ‘아치스테퍼’를 증정하기로 한 것. 밀레 관계자는 “워킹화가 20만 원대고, 시중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는 약 10만 원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아예 의류 없이 신발만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을 선보인 곳도 있다. 블랙야크는 15종류, 37개 스타일로 된 아웃도어 워킹화 시리즈인 ‘워크핏’을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달 ‘에어볼 시스템’을 적용한 중등산화 ‘다이나믹 EX’를 선보였다. 에어볼은 공기가 들어 있는 공 형태의 충격흡수장치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신발#의류매출#아웃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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