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재발급 비용만 1000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개인 금융정보 유출 대란]
카드3社 “정신적 피해도 보상 검토”… 20만원씩 지급땐 3조4000억 필요
사회경제적 손실 합치면 수조원대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 등 신용카드 3사의 정보 유출로 카드사와 가입자의 직간접적 손실이 수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카드 재발급과 정신적 피해 보상금 지급, 국민들의 정신적 충격과 카드 재발급에 따르는 시간 비용,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가 카드 한 장을 재발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000원 정도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1700여만 명으로 추산되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이 유출돼 재발급해야 하는 카드는 최대 2000만 장 정도로 예상된다. 카드 3사가 카드 재발급에만 최대 1000억 원을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드 3사 중 규모가 가장 큰 국민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이 25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피해자 카드 재발급에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카드 3사는 이날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고객의 정신적 피해가 인정되면 별도의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피해자 2882명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1인당 20만 원의 위자료를 받았다. 당시 판례를 이번 사태에 적용해 피해자 전원이 보상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3조4000억 원의 보상금이 필요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 유출로 국민이 받은 충격과 불안감을 생각하면 보상금을 얼마로 책정해야 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보상이 현실화된다면 금융지주사와 해당 그룹사 전체가 휘청거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이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은 계산하기조차 어렵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18만 원으로 시간당 임금은 1만3600원꼴이다. 피해자 한 명당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에 2시간씩 쓴다고 가정하면 4600억 원의 시간비용이 들어간다. 카드 재발급 기간에 고객들이 겪을 불편, 금융당국이 부담하는 각종 행정비용, 금융권 전체의 신뢰 하락에 따른 손실을 고려하면 사회적 비용은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유재동 기자
#카드#재발급#정보 유출#금융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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