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후가 불안하다” 삼성전자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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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엔저에 미래사업 불확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낮춰
코스피 이틀새 65P 빠져 1950 붕괴…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11조원 증발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새해 금융시장이 이틀 연속 요동쳤다. 전날 엔화 약세의 충격으로 급락세를 보인 코스피는 3일에는 ‘삼성전자 쇼크’로 추가 하락해 이틀 사이 65포인트가 빠졌다.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1.05포인트(1.07%) 내린 1,946.1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1,936 선까지 내려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94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삼성전자였다. 전날보다 1만3000원(0.99%) 하락한 1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13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새해 들어 이틀 사이 주가가 5.5% 빠졌고 시가총액은 11조 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당초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0조∼11조 원으로 양호하게 봤지만 최근 들어 이를 9조 원대로 줄줄이 낮췄다. 특히 외국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가 8조7800억 원이라는 ‘잿빛’ 전망치를 들고 나오면서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 주가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부정적 전망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폭락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JP모건의 전망에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고 150만 원이 넘던 주가가 단숨에 126만 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원화가치 강세로 삼성전자의 수출이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이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게다가 일부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과 점유율이 이미 꼭짓점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제조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애플도 저가 제품을 선보이는 마당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후 삼성전자를 이끌어갈 ‘미래 사업’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가 2010년 발표한 신수종 5개 사업(태양전지, 자동차용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바이오)은 추진실적이 아직 부진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9조3000억 원으로 낮춘 KDB대우증권은 “모바일 분야 제품의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돼 1분기(1∼3월)에는 큰 폭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론도 있다. NH농협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통신 부문의 마케팅 비용이 줄고,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도 줄어 실적이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지영 jjy2011@donga.com·유재동 기자
#삼성전자#삼성 증권#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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